[사설] 멀쩡한 원자로설계본부 졸속 이전 당치 않다

2024. 8. 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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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국회의원들은 8일 공동성명을 통해 대덕특구에 있는 원자로설계개발본부를 경북 김천으로 이전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철회하거나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한전기술 본사가 경북 김천으로 이전해 자리잡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자로설계본부를 빼가려 들고 있다.

원자로설계본부 김천 이전은 명분도 빈약하며 나아가 실익도 없다.

한전기술이 지난 2015년 김천으로 이전했지만 그동안 원자로설계본부와 관련해 일언반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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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래 의원 국회회견

대전지역 국회의원들은 8일 공동성명을 통해 대덕특구에 있는 원자로설계개발본부를 경북 김천으로 이전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철회하거나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원자로설계본부는 한전기술에 합병된 조직이다. 그런데 한전기술 본사가 경북 김천으로 이전해 자리잡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자로설계본부를 빼가려 들고 있다. 이 이슈가 지난 1월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논란의 불씨가 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대전 정치권의 이날 대응은 이런 현실에 대한 강한 반작용이다. 졸속·강제 이전을 멈추지 않을 경우 원전 생태계 파괴 사태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장을 보내며 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선 것이다.

원자로설계본부 김천 이전은 명분도 빈약하며 나아가 실익도 없다. 본사가 있다는 구실을 내세우고 있을 뿐인데 그게 말이 되나. 한전기술이 지난 2015년 김천으로 이전했지만 그동안 원자로설계본부와 관련해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러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올해 초 이전 문제를 불쑥 꺼내 들어 분란을 키운 것이다. 누가 봐도 속이 들여다 보이는 처사다.

원자로설계본부는 원전의 심장에 비유되는 원전 1차 계통 설계를 담당하는 핵심 조직 체계다. 이런 조직의 특성상 입지를 함부로 옮기면 엄청난 매몰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제일 큰 문제점으로 원전 생태계 와해 상황이 제기된다. 현재 원자로설계본부는 인접한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비롯해 유관기관· 민간업체 30여 곳과 함께 원전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다. 하나의 개발 성과를 내기까지 이런 현장 환경에서 유기적인 뒷받침을 받는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원자로설계본부를 분리해 '토양'이 다른 곳으로 이전시키면 아무렇지 않은 듯 뿌리를 내릴 리 만무하다. 더욱이 원자로설계본부에 몸담고 있는 핵심 인재들이 동요하는 것도 심각한 변수다. 이미 퇴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마당에 김천 이전이 굳어진다면 사태가 빠르게 악화할게 자명하다. 그 빈자리를 어떻게 무슨 수로 메울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대전에 멀쩡하게 잘 있는 원자로설계본부에 대한 이전 시도는 어느 모로 보나 당치않고 무용하다. 합당한 이전 사유를 대지 못하면서 왜 분란을 자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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