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는 특권층” vs “월즈, 軍경력 과장”…美부통령 후보들 본격 난타전

홍주형 2024. 8. 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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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파병 피하려 제대해”
밴스, 월즈 후보 오르자마자 공세
월즈 “실리콘밸리 자금 지원 받아”
‘흙수저’ 내세운 밴스 겨냥 날세워
월즈 자산 14억… 집·주식 등 없어
美 언론 “이례적인 정치인” 호평
해리스, ‘월즈효과’ 하루 495억 모아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지 이틀 만에 양당 부통령 후보들 간 난타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월즈 주지사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오하이오 상원의원이 스스로 언급하는 것처럼 ‘흙수저’이기보다는 특권층이라는 취지로 날을 세웠고, 이에 질세라 밴스 의원은 월즈 주지사의 군복무 경력이 과장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밴스 의원은 7일(현지시간) 미시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월즈 주지사가 이라크 전쟁 파병을 피하기 위해 20년 전 육군 복무를 그만뒀으며 또 복무 기록을 과장했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주장이 지금까지 월즈 주지사에 대한 공화당 진영의 가장 급진적인 공격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대통령 후보가 교체된 뒤 민주당에 대한 긍정적 보도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왼쪽), J D 밴스 오하이오 상원의원. AP·AFP연합뉴스
밴스 의원은 “제복을 입고 나라를 위해 복무했던 해병대 출신으로서 월즈에 대해 정말 거슬리는 것이 뭔지 아느냐”며 “월즈의 조국이 이라크에 가라고 요구했을 때 그는 군에서 제대했고, 그의 부대는 그가 빠진 채 이라크로 갔다”고 주장했다. 월즈 주지사의 부대가 이라크 파병 명령을 받기 몇 달 전인 2005년 5월 그가 제대했다는 것이다. 밴스 의원은 해병대 복무 시절인 2005년 이라크에 전투 병력으로 6개월간 파병됐다.

월즈 주지사도 밴스 의원을 겨냥했다.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전날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한 유세에서 그는 밴스 의원에 대해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의 자금 지원으로 자기 경력을 만들었고, 자기 공동체를 비난한 베스트셀러(힐빌리의 노래)를 썼는데 그것은 미국 중산층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밴스 의원이 스스로 ‘흙수저’임을 강조하지만 특권층의 지원을 받아 정계에 진출했다고 주장하고, 그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그의 자전적 소설에도 삐딱한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 것으로 나온 해리스 부통령 측이 월즈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공개한 이후 24시간 동안 3600만달러(약 495억원)의 선거 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 AFP연합뉴스
부통령 후보 간 비난전 과열도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이후 ‘올드보이 리턴매치’로 여겨졌던 대선판이 다시 뜨겁게 달궈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주요 언론 역시 월즈 주지사에 대해 높은 관심 혹은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월즈 주지사의 순자산이 부부가 합해 100만달러(약 14억원)에 못 미칠 것이라고 보도하며 집 등 부동산과 주식, 펀드, 채권을 보유하지 않은 이례적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NYT는 ‘팀 월즈의 이례적으로 평범한 삶’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가 아이비리그 대학을 나오지 않고, 한때 공장에서 일했고, 정치 자서전도 써 본 적이 없으며, 나이 40이 될 때까지는 정치에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CBS 뉴스 인터뷰의 발췌본에서 ‘대선 후 평화로운 정권 이양이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트럼프가 지면 전혀 확신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대선에서 지면 피바다(bloodbath)가 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진심”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월 연설에서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미국 전체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자동차 수입 때문에 미국 자동차 산업이 황폐화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2021년 1월 대선 불복 사태를 시사한 것이라며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는 대선 후보 사퇴 이후 첫 인터뷰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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