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찐 쪽방 나와… “목욕탕서 열대야 견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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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8시 서울 서대문구의 한 목욕탕에는 인근 주민 5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곳은 서울시가 7∼8월 쪽방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밤더위 대피소'다.
쪽방상담소에서 제공하는 무료 이용권을 가진 주민이라면 누구나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같은 날 서울 최대 쪽방촌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선 '쿨링포그'(안개 분사기) 밑에 더위를 피하려는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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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욕탕 등 밤더위대피소 운영
주민들 아침까지 머물며 자고 씻어
“좁은 방 이웃과 갈등 피해 맘 편해”
동자동 주민 ‘쿨링포그’ 더위 식혀
“밤에는 운영 안 돼 더워서 잠 설쳐”
市, 쉼터·대피소 이용자 확대 검토
온열질환자 2004명… 19명 사망
6일 오후 8시 서울 서대문구의 한 목욕탕에는 인근 주민 5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 시간 목욕탕 밖은 30도에 육박하는 기온에 습도가 더해져 한낮처럼 후텁지근했다. 중구의 고시원에 살고 있다는 정민혁(48)씨는 “덥고 습한 날씨에 좁은 방에서 버티기 힘들어서 요즘 매일 이곳에 온다”며 “이달 들어선 참기 힘들 정도로 뜨거워졌다”고 토로했다.
이곳은 서울시가 7∼8월 쪽방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밤더위 대피소’다. 쪽방상담소에서 제공하는 무료 이용권을 가진 주민이라면 누구나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들은 잠 못 이루는 열대야를 피해 이곳에서 목욕을 하거나 잠을 자는 등 휴식을 취하고 있다.
기자가 밤더위 대피소에서 만난 이용객 대부분은 고시원이나 쪽방촌 주민이었다. 정씨는 “살고 있는 고시원 방이 더워서 TV랑 냉장고 등을 모두 뺐다”며 “올여름은 유독 덥고 습해서 다들 예민하고 주민 간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종훈(58)씨는 “아침과 낮에는 (고시원) 에어컨을 안 트니까 많이 힘들다”며 “공원을 한 바퀴 걷거나 지하철 타는 식으로 무더위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최대 쪽방촌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선 ‘쿨링포그’(안개 분사기) 밑에 더위를 피하려는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연신 부채질을 하던 주민은 “선풍기가 온풍기”라며 “비라도 많이 오면 더위가 가실 텐데 순간만 쏟아지니까 습도만 높아지고 더 덥다”고 한숨을 쉬었다.
주민들은 쉼터 등 폭염 대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민혁씨는 “이게(밤더위 대피소) 지난해부터 생겼는데 단기성으로 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하면 좋겠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7일 기준 온열질환자는 전날보다 97명 늘어난 200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사망자는 1명 늘어 1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005명)과 비슷하지만, 사망자의 63.2%는 최근 일주일 사이 나왔다.
시는 쪽방촌 주민뿐 아니라 지역사회 더위 취약계층 등을 발굴하고, 쉼터·대피소 이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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