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교육비 하루 3만원… 최저임금 보장해야”

이지민 2024. 8. 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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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콜센터 현장실습에 나섰다가 열악한 근무 조건에 시달리던 고교생이 삶을 마감한 사건을 다룬 영화 '다음 소희'는 국내외 영화제를 통해 큰 관심을 끌었다.

해당 사건 후 콜센터 근무여건의 개선이 이뤄졌다지만, 여전히 중앙행정부처 콜센터 근로자마저 정식 입사 전 교육·연수를 명분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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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콜센터 근로자 증언대회
중기부 민간 위탁 소속 직원 호소
“정식 입사 전 연수 명분… 꼼수 부려
근로기준법 위반… 관행 개선 필요”

“정식 업무 전 20일 교육을 받는데 그 기간 받는 임금은 교육비 명목의 일급 3만원입니다.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칩니다.”(김민선 공공운수노조 1357중소기업통합콜센터 지회장)

2017년 콜센터 현장실습에 나섰다가 열악한 근무 조건에 시달리던 고교생이 삶을 마감한 사건을 다룬 영화 ‘다음 소희’는 국내외 영화제를 통해 큰 관심을 끌었다. 해당 사건 후 콜센터 근무여건의 개선이 이뤄졌다지만, 여전히 중앙행정부처 콜센터 근로자마저 정식 입사 전 교육·연수를 명분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는 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대한항공·스타벅스·마켓컬리·국민은행·중소벤처기업부를 원청으로 둔 전·현직 콜센터 근로자들의 증언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콜센터 업체들이 정식 입사 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당당하게 지급하는 현실을 고발하며, 이런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회장은 “1357중소기업통합콜센터는 일 3만원을 교육비로 지급하는데 이 기간 중기부에서 진행하는 수많은 사업을 숙지해야 한다”며 “입사를 해도 최저임금밖에 못 받는데 교육비마저 꼼수를 부려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통합콜센터는 2015년 중기부가 산하기관을 포함해 중소기업 관련 지원 문의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콜센터 직원들은 중기부가 민간 위탁한 KTCS 소속이다.

콜센터 노동자들이 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부조리한 업계 관행을 고발하고 있다.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 제공
지난달 11일 콜센터 교육생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판단이 나오면서 20년 넘게 굳어진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문제 의식이 커지고 있다. 당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콜센터 업체 콜포유에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위반을 시정하라고 지시했다. 진정을 제기한 허모씨는 10일간 교육을 받았는데, 이 교육이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직무교육 성격이라는 이유로 업체가 일당을 3만원만 준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본 것이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2000년 ‘교육의 성격이 채용을 전제하지 않은 업무 적격성 평가일 경우 노동자로 볼 수 없다’는 행정해석을 내놓았고, 많은 콜센터가 24년간 이 해석을 토대로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소위 ‘교육생’들에게 지급했다.

허씨는 “콜센터 업체는 학원이 아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라며 “그렇기에 교육은 회사의 필요에 따라 하는 것으로 근로에 준한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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