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슈가 음주운전으로 확인된 것…하이브, 알았어도 몰랐어도 문제다[시선S]

장진리 기자 2024. 8. 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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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슈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가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방탄소년단 슈가는 6일 서울 노상에서 음주 상태로 개인형 이동장치를 타다가 혼자 넘어진 채로 발견됐다.

인근에 있던 경찰관이 쓰러진 슈가를 도와주러 갔다가 술 냄새를 맡아 현장에서 음주측정에 나섰고,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의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7일 슈가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개인형 이동장치 역시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음주 후에는 이용해서는 안 되고, 음주운전시 차량과 마찬가지로 단속과 처벌을 받는다.

슈가의 음주운전 소식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긴급히 전해졌다.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K팝 스타 중에서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인 슈가가 연루된 충격적인 사건에 미국 CNN, 미국 BBC도 집중 보도에 나섰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과 슈가는 당초 그가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주차 중 넘어진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빅히트 뮤직은 "슈가가 음주 상태에서 500미터 정도 이동 후 주차 시 넘어졌고, 주변에 계시던 경찰을 통해 음주 측정한 결과 범칙금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라며 "해당 사건으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라고 다급하게 상황을 종결하려 했다.

슈가 역시 "가까운 거리라는 안이한 생각과 음주 상태에서는 전동 킥보드 이용이 불가하다는 점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도로교통법규를 위반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으신 분 또는 파손된 시설은 없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책임이기에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슈가의 사과 후에도 음주운전 사건을 둘러싼 상황은 쉽사리 종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슈가가 전동 킥보드가 아니라 전동 스쿠터를 타고 음주운전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당초 소속사 빅히트 뮤직과 슈가 본인은 모두 '전동 킥보드'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경찰은 슈가가 탄 개인형 이동장치는 안장이 있는 모델로, 전동 킥보드보다는 스쿠터에 가깝다고 맞섰다.

슈가가 탄 것이 킥보드냐 스쿠터냐는 이후 처벌까지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슈가와 소속사의 인지대로 전동 킥보드로 인정되면 면허 취소, 범칙금(10만 원)으로 정리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전동 스쿠터라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따라 추가 처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 범칙금과는 별도로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까지 받을 수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빅히트 뮤직과 슈가가 안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고의로 숨겨 사건을 축소·은폐하려했다는 의혹까지 나왔고 여론의 공분은 커졌다. 게다가 "면허 취소, 범칙금을 부과받았다"라고 밝힌 소속사와 슈가의 입장과 정반대로 경찰이 "아직 행정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심지어 7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소속사와 슈가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슈가는 안장이 있는 전동 스쿠터를 타고 차량이 달리는 서울 한남동의 대로를 위험천만하게 질주했다. CCTV 속 포착된 슈가의 개인형 이동장치는 앞뒤로 라이트까지 달린 모델로, 전동 킥보드라고는 판단할 수 없는 모델이었다.

▲ 방탄소년단 슈가 ⓒ곽혜미 기자

결국 빅히트 뮤직은 8일 새벽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며 추가 입장을 발표했다.

소속사는 "추가 확인 과정에서 제품의 성능과 사양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고, 사고에 대한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 일각에서 말씀하시는 바와 같이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사건을 축소하려했다는 세간의 의혹을 해명했다.

이어 "보다 면밀하게 살피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성급하게 말씀드린데 대하여 거듭 사과드린다. 향후 해당 제품에 대한 수사기관의 분류가 결정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라고 밝혔다.

경찰이 슈가의 면허를 취소했고, 범칙금을 부과했다는 초기 입장에 대해서도 "당사와 슈가 모두 향후 절차가 남아있다는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해당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잘못 인지하였습니다. 사안의 심각성에 비추어, 내부 커뮤니케이션 착오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드린 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기간에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데 대해 아티스트와 회사 모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실망하셨을 팬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향후 경찰의 추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며,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고 강조했다.

빅히트 뮤직의 추가 입장 발표에도 갑론을박은 계속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음주운전이라는 커다란 사안에도 "인적, 재산 피해는 없었다"라고 상황을 정리하기 급급했던 소속사와 슈가 본인의 안일한 판단과 사후 대처 태도를 지적하고 있다.

빅히트 뮤직은 사건 축소 의혹을 가지고 온 초기 대처에 관해 "몰랐다", "잘못 알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소속사와 슈가가 "몰랐다"고 주장하는 모든 것들을 미리 알았다면 큰 문제다. 대중의 추측대로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더 이상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대로 몰랐다고 하더라도 그것대로 더욱 큰 문제다. 대중뿐만 아니라 팬들마저 등돌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을 얼마나 안이하게 판단했는지 내부의 문제를 고스란히 노출한 셈이 됐다.

슈가를 둘러싼 사태는 방탄소년단이 속한 하이브가 서 있는 지점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만으로 보자면 엔터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지만 비대해진 껍데기와는 달리 위기 대처 능력은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슈가는 물론 소속사도 '월드 클래스'의 이름값을 계속 가져갈 수 있을지 뼈아픈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 하이브 로고. 제공|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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