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발 中배터리 쓰는 벤츠 3000여대, 왜 당장 리콜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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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차 중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인해 '전기차 포비아(공포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1년 4월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고온 환경에서 장기간 빈번하게 급속 충전되면 화재 위험이 있다며 파라시스 NCM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총 3만1963대를 리콜한 바 있다.
국토부가 벤츠코리아 측에 해당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대한 특별 점검을 권고했지만 이 정도 수준의 대책만으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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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차 중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인해 '전기차 포비아(공포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는 2021년 24건, 2022년 43건, 지난해 72건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 3년간 총 139건의 전기차 화재 가운데 운행 중 발생한 건은 68건이었다. 36건은 주차 중, 26건은 충전 중 발생했다.
청라 사고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 EQE 세단으로, 중국 배터리 제조사 '파라시스 에너지'의 NCM(니켈·코발트·망간) 타입 제품을 장착했다. 2021년 4월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고온 환경에서 장기간 빈번하게 급속 충전되면 화재 위험이 있다며 파라시스 NCM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총 3만1963대를 리콜한 바 있다. 벤츠가 파라시스와 10년간 17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은 건 2018년이다. 2020년엔 파라시스 지분 3%를 인수하기도 했다. 여기엔 벤츠의 1, 2대 주주인 중국 지리자동차와 베이징차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시스는 화재가 난 벤츠 EQE 모델뿐만 아니라 EQA, EQB 모델에도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정부는 오는 12일 긴급회의를 거쳐 내달초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화재를 막을 수 있는 과충전 방지장치 의무화와 장착 배터리 제조사 공개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 화재 발생 차량과 동일한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 3000여대가 국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긴급 리콜명령을 내릴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 합동감식 조사 결과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나 시스템, 차체 결함으로 밝혀질 경우에나 리콜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재 원인을 특정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국토부는 지난 2018년 BMW 차량 화재 당시에도 40여대에서 불이 난 8개월 후에야 늑장 리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만약 이번에도 그렇게 늦어진다면 시한폭탄이 전국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정부가 허용한 셈과 마찬가지다. 국토부가 벤츠코리아 측에 해당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대한 특별 점검을 권고했지만 이 정도 수준의 대책만으론 안된다. 정부의 대응은 너무 늦고 안일하다. 시급하게 선제적 리콜 조치를 취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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