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8월 금리인하” 압박…한은, 물가·부동산 자극할라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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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두고 정부·여당의 '조기 금리인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한은으로서는 최근 '증시 대폭락' 뒤 미 연준을 향해 '금리인하 실기론' 비판이 쏟아지고 미국의 9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로 굳어진 상황도 고려해야 할 처지가 됐다.
시장에선 한은이 8월 금통위 때 조기 금리인하론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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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두고 정부·여당의 ‘조기 금리인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 대폭락을 겪은 뒤 우리도 서둘러 선제적인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모양새다. 경기 회복과 부채 안정 사이에서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내놓은 경제 전망에서 내수 부진의 주된 요인을 ‘고금리 장기화’로 콕 짚어 강조했다. 그러면서 “8월 금통위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조기 금리인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연구원은 정부 재원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정부가 케이디아이 입을 빌려 한은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선제적 금리 인하가 제때 이뤄져야 한다. 미국처럼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지난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검토”를 공식화했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시장에서는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 결정 이후인 10월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금리인하 시간표를 더 앞당겨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진 모양새다. 한은으로서는 최근 ‘증시 대폭락’ 뒤 미 연준을 향해 ‘금리인하 실기론’ 비판이 쏟아지고 미국의 9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로 굳어진 상황도 고려해야 할 처지가 됐다.
문제는 한은이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외환 시장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미국에 앞서 선제적인 통화정책 기조 전환(피벗)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와 주택시장 상승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 측면에서 피벗 위험은 낮아졌지만, 금융안정 측면의 피벗 위험은 증가했다는 게 금통위원들의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 물가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미 연준이 ‘9월 금리인하’를 공식화한 뒤에도 한은은 “(우리는) 금융안정 리스크가 상존하고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어 이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8월1일)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시장에선 한은이 8월 금통위 때 조기 금리인하론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중앙은행이 굳이 개입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에도 환율은 특별한 움직임이 없고 이미 시장금리는 우량등급 여신전문채권도 기준금리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더 강경해질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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