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매각이 차선”, 野는 뒷짐, 서울시 원칙론… DJ사저 어디로

이범수 2024. 8. 8. 18: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울 동교동 사저 매각과 관련한 논란이 '책임 공방'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매입자가 사저를 새로 단장해 김 전 대통령과 부인인 이희호 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공간을 보존하겠다고 밝혔다는 게 김 전 의원의 주장이다.

배기선 김대중재단 사무총장은 "그동안 (김 전 대통령의) 자제분에게 공격하는 건 '누워서 침 뱉기'라서 자구책을 찾고 있었는데 너무 당황스럽다"며 그간 사저의 소유권을 김 전 의원으로부터 넘겨받으려 많은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사 현장 동교동 사저 사라지나

金 “정치권에선 전화 한 통도 없어”
DJ재단 “많은 노력해 왔다” 불쾌감
광주전남DJ재단 “당 대응에 개탄”

서울시 “인수 실행 어려워” 원칙론
‘50년 안 된 건축물’ 보호 조항 주목

한국 정치사의 상징적 장소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 김 전 대통령이 정치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곳으로 군사독재 시절 가택연금을 당한 곳이기도 하다. 서울신문DB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울 동교동 사저 매각과 관련한 논란이 ‘책임 공방’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DJ의 셋째 아들인 김홍걸 전 의원은 ‘정치권의 무관심’을 지적하며 자신의 사저 매각이 “차선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대중재단 측은 그간 김 전 의원에게서 소유권을 이전받으려 각종 노력을 해 왔다며 불쾌해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세금으로 매입하자’는 주장이 나왔지만 역풍이 만만찮다. 서울시는 국가등록문화재 요건이 부족하다며 원칙론을 고수했다. 이대로라면 ‘현대사의 현장’인 동교동 사저가 사라질 위기다. 필요할 때면 한목소리로 ‘DJ 정신 계승’을 내세웠던 것을 고려하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홍걸 전 의원

김 전 의원은 8일 CBS 라디오에서 동교동 사저의 문화재 지정을 위해 노력했으나 여의찮아 민간 기념관처럼 쓸 수 있게 하겠다는 이에게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매입자가 사저를 새로 단장해 김 전 대통령과 부인인 이희호 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공간을 보존하겠다고 밝혔다는 게 김 전 의원의 주장이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나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등과 상속세 문제를 논의했냐는 물음에 “(권 이사장에게 사정을) 간단히 말씀드리니 ‘알아서 잘 정리하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통의 전화도 오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 전 이사장이 2019년 6월에 별세한 뒤 그의 유일한 친자인 김 전 의원은 사저 소유권을 주장했지만 이복형이자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2020년 1월에 사저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두 사람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같은 해 6월 양측이 합의해 김 전 의원이 사저를 소유했지만 20억원이 넘는 상속세 체납 등을 이유로 지난달 2일 사저를 매각하자 논란이 커졌다.

배기선 김대중재단 사무총장은 “그동안 (김 전 대통령의) 자제분에게 공격하는 건 ‘누워서 침 뱉기’라서 자구책을 찾고 있었는데 너무 당황스럽다”며 그간 사저의 소유권을 김 전 의원으로부터 넘겨받으려 많은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12일에 DJ 사저 매입자를 만나 환매를 설득해 사저를 온전하게 대통령 기념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모금 운동도 진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DJ 사저가 지역구(서울 마포을)에 있는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국비와 서울시비, 필요하면 마포구비도 보태 매입하고 공공공간으로 만들어 문화유산화 하자”고 주장했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민주당 비용으로 충당하라는 얘기가 나온다. 광주전남김대중재단은 “김대중 정신과 업적을 계승하겠다는 민주당의 대응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는 이승만·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 가옥 등과 같이 동교동 사저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서울시는 2020년 등록문화재 신청을 받아 검토했지만 해당 건물이 2002년 리모델링된 탓에 문화재등록심의에서 부결됐다고 설명했다. 문화재등록심의 규정에는 건축물의 경우 50년이 지나야 등록문화재 지정이 가능하다.

다만 문화재보호법 제34조에 따르면 50년이 지나지 않은 건축물에 대해서도 긴급한 보호 조치가 필요한 경우 등록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시 관계자는 “50년이 되지 않은 건축물도 등록문화재 지정을 할 수 있게 공간을 열어 둔 조항”이라면서도 “원칙적으로 (김 전 대통령의 사저가) 지정이 되지 않은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범수·김동현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