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인하 `술렁` 제약업계 `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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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국내 약가를 외국 약가와 비교해 다시 평가하는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제약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국내 약가를 다른 나라 약가와 비교해 적정하게 조정하겠다는 취지지만,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위한 약가 인하로 흐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약업계는 3년차까지 일정이 완료되면 다시 1년차로 돌아가 재평가가 진행되는 만큼 지속적인 약가 인하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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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치료제 인하땐 직격
수익성 저하·R&D 위축 우려
정부가 내년부터 국내 약가를 외국 약가와 비교해 다시 평가하는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제약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국내 약가를 다른 나라 약가와 비교해 적정하게 조정하겠다는 취지지만,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위한 약가 인하로 흐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 10차 회의를 종료했다. 이 회의를 끝으로 정부는 재평가 대상 의약품을 산정하고, 외국 약가에 대한 기준점을 확정하는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쯤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는 특허만료의약품에 대해 A8 국가(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캐나다)의 상한금액과 비교해 이를 조정하는 것이다. 의약품은 약제급여 목록에 등재된 2만2920개 품목이 대상이다. 기초수액제 등 저가의약품·희귀의약품·퇴장방지의약품 등 일부를 제외하고 사실상 전 품목이 대상이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만성질환 치료제를 필두로 상당한 규모 의약품의 가격이 인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제약업계의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치료제는 환자들이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해 의약품 시장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 현재 국내 약가 인하제도는 사용량-약가 연동제, 실거래가 약가인하, 급여적정성 재평가 등이 시행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의약품을 출시하면 혁신적인 신약이 아닌 한, 기존에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제 가격 이상으로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복제약도 이미 많이 가격이 낮아진 상황인데, 인하에 초점을 맞춰 재조정하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복제약을 캐시카우로 가져가면서 R&D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키우는데, (가격 재조정으로) 복제약 가격이 더 인하되면 매출 축소로 이어져 R&D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성장동력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코리아 패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는 지난해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 출시와 약가인하 여파로 국내에서 철수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 제도는 복제약뿐만 아니라 신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약을 개발해도 국내에서 제대로 된 가격을 책정받기 어려워 국내 시장진출을 미루고 해외 진출부터 시도하는 기업도 있다. 이 관계자는 "제품 개발에 투자한 금액들이 회수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약가가 많이 낮아지면 이익이 적어져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낮은 약가는 환자 입장에선 희소식인 만큼 제약사들은 겉으로 입장을 표명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절감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자들은 좋은 약을 싸게 처방받고 싶어하는 만큼 제약사 입장을 드러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는 3년에 한번씩 진행할 예정이다. 제약업계는 3년차까지 일정이 완료되면 다시 1년차로 돌아가 재평가가 진행되는 만큼 지속적인 약가 인하를 우려하고 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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