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개전 이래 '최대 규모' 러시아 본토 공격 왜?

이명동 기자 2024. 8. 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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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전쟁 중 최대 규모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가운데 그 의중을 두고 이목이 쏠린다.

이전에 수행된 러시아 본토 공격은 반(反)러시아 민병대가 주도해 이뤄졌다는 점도 우크라이나 정규군이 이번에 기습을 시도한 것에 의문점을 제기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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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점령 목적보다는 러시아군 재배치 강요 의도
단기 성과 확인…장기적으로는 역효과 불러올 수도
[루한스크=AP/뉴시스]우크라이나가 전쟁 중 최대 규모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가운데 그 의중을 두고 이목이 쏠린다. 수비도 벅찬 우크라이나가 공격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 백악관도 정확한 목표를 파악하겠다며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해 5월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에서 장갑차에 올라탄 우크라이나 군인이 최전방을 이동하는 모습. 2024.08.08.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 최대 규모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가운데 그 의중을 두고 이목이 쏠린다. 수비도 벅찬 우크라이나가 공격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 백악관도 정확한 목표를 파악하겠다며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병력, 장비가 부족한 우크라이나가 열세인 전황에서 병력 최소 300여 명과 전차·장갑차 최소 30여 대를 이끌고 '전진'을 선택한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에 수행된 러시아 본토 공격은 반(反)러시아 민병대가 주도해 이뤄졌다는 점도 우크라이나 정규군이 이번에 기습을 시도한 것에 의문점을 제기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러시아는 이 지역으로 병력을 급파했다. 쿠르스크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을 대피시켰다.

우크라이나는 15㎞까지 진입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는 이를 저지해 추가 진격을 막았다고 밝혔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격파하고 국경을 탈환함으로써 쿠르스크 지역 작전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자=AP/뉴시스]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미주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쿠르스크주 수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파손된 주택이 보이고 있다. 이번 공격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로 발생한 최대 규모의 러시아 본토 지상 공격 중 하나로 평가된다. 2024.08.08.


군사분석가인 미하일로 지로호우는 BBC에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놓고 "공식 보고서를 보면 도네츠크 지역에 투하된 러시아 활공폭탄 수가 훨씬 적었다"면서 "이는 폭탄을 운반하는 항공기가 현재 러시아 다른 곳에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군사전문가인 콘스탄틴 마쇼베츠는 소셜미디어에 "이는 우연이 아니다. 분명 하나의 분명한 계획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석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차지하려는 목적에서 진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환기한다. 방어선을 우회하려는 러시아의 전력을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기 위해 기습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목적은 소기 성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짚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군 병력과 물자가 쿠르스크주 수자 방면으로 재배치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지로호우는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전선에서 일부 병력을 재배치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AP는 이번 작전으로 우크라이나군 사기가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전술적 실익으로 간주했다.

다만 이번 작전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러시아군 병력과 물자 재배치를 강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군사적 이익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도네츠크=AP/뉴시스] 러시아 국방부가 12일(현지시각) 공개한 영상 사진에 러시아군이 장소가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BM-21 그라드 방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4.07.12.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대규모 공세를 지연시키거나 막는 데에 그 목적을 뒀지만 그 전략적 이익이 단기적 시점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도리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해야 수행할 명분을 제공해 병력 증원 등 불리한 상황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로호우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은 답보다 의문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AP도 1000㎞가 넘는 전선을 따라 더 많은 수의 러시아군이 배치될 위험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측 작전이 장기적으로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현재 전황은 러시아군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보다 많은 군 병력과 장비를 동원해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로 전진해 나가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 5월 대규모 공세를 펼치면서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대반격 때 수복한 영토와 비교해 두 배에 달하는 점령지를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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