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토론, 언제 어디서든" 강조한 한동훈…美 대선 토론 닮은 꼴?

정소람 2024. 8. 8. 17: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두고 연일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토론자로 금투세 문제에 대해 민생 토론을 하자"고 밝혔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금투세가 내년 시행 예정이기 때문에, 여러 목소리 경청해서 적절한 시점에 토론회를 하는 게 좋겠다"며 "다양한 방식 토론회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두고 연일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원하는 방식의 토론을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여야 합동 토론회 개최를 8일 재차 요구했는데요.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토론자로 금투세 문제에 대해 민생 토론을 하자"고 밝혔습니다. 전일 "상대가 이재명 대표가 아닌 박찬대 원내 대표여도 좋다"고 한데 이어 한층 더 나아간 입장을 보인 건데요.  

재미있는 점은 미국 대선 주자간 토론을 놓고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는 점입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TV대선 토론의 방식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습니다.  트럼프는 토론 방송 주관사로 지정된 ABC 뉴스 대신 폭스뉴스가 방송을 주관해야 한다며 토론을 거부했는데요. 보수 성향이 강한 폭스뉴스가 트럼프에게 더 우호적이기 때문에 방송사를 고집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해리스 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언제, 어느 곳이든(anytime, anywhere)’이 어떻게 ‘특정 시간, 특정한 안전 장소(one specific time, one specific place)’로 바뀔 수 있는지 재미있다”고 맞받았는데요. 트럼프가 과거 대선에서 바이든 당시 후보에게 "언제, 어느곳이든 토론하겠다"고 한 입장을 바꿨다는 점을 꼬집은 것입니다. 토론 방식을 고집하며 본인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려는 트럼프를 겨냥하고 나선 건데요. 트럼프는 그럼에도 “9월 4일에 보지 않으면 아예 안 보겠다”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한 대표는 왜 "언제, 어느곳이든, 누구와든" 금투세 토론을 하겠다고 강조할까요. 만약 이재명 대표가 나와서 당 대표 간 토론회가 된다면 여야 대표 간 첫 민생 토론회가 되는 의미가 있습니다. 나오지 않는다면, 이 대표가 트럼프처럼 불리한 토론을 피한다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겠죠. 박찬대 원내대표 등 다른 당내 인사가 나온다면 한 대표는 '급을 따지지 않고' 실용적으로 토론을 하는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강조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금투세를 놓고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다는 부분도 연일 금투세 토론회를 압박하는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민주당의 당론은 금투세 시행이었지만, 이재명 당 대표 후보는 과세 기준을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이고 시행 시기를 유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당 정책 라인에서는 부담스러워 하는 입장인데요.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금투세가 내년 시행 예정이기 때문에, 여러 목소리 경청해서 적절한 시점에 토론회를 하는 게 좋겠다"며 "다양한 방식 토론회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이재명 대표가 직접 나올 가능성은 낮고, 개최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민주당 내 분위기인데요. 미국 대선 후보 간 토론 방식 분쟁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 대표의 '해리스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주목됩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