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발언' 안세영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제대로 축하받지 못해서" [올림픽 NOW]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안세영(삼성생명)이 최근 논란에 대해 다시 입을 열었다. SNS를 통해서 동료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안세영은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의 이야기로 많은 분들을 놀라게 해 드려 마음이 매우 무겁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 저의 발언으로 인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려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 선수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어제 공항까지 걸음한 기자 분들과 저의 입장을 기다리고 계신 많은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저의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게임스코어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에 아주 의미 있는 금메달이었다. 지금까지 올림픽 단식에서 시상대 제일 위에 올랐던 선수는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 방수현이 유일했다. 28년간 결승 진출자도 변변치 않았던 가운데 안세영이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며 파이널에 올랐고, 금빛 스매싱에 성공했다.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만끽한 안세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협회를 저격하는 거센 발언을 했다. 안세영은 "사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이 실망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또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10월 천위페이(중국)와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친 뒤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세영은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부상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 보니 많이 안 좋더라"면서 "꿋꿋이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작년 10월 첫 검진에서 2주 재활 진단을 받으며 큰 부상을 피한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통증이 심했고, 부상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회 출전은 계속됐다.
은퇴 여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안세영은 "배드민턴 발전과 내 기록을 위해 계속해 나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이 아니면 다음 올림픽은 어떻게 되나'라고 묻자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면서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라고 저격했다.
안세영은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금메달만큼이나 안세영의 발언이 많은 화제가 됐다. 안세영은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다시 한번 의사를 표현했다. 안세영은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가 잘나서 이야기한 것도,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한 것도 아니다"라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 주고 해결해 주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라고 언급했다.
안세영은 귀국 전 "모든 것을 말하겠다"라고 이야기하고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안세영은 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말을 아꼈다. 안세영은 "난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그렇게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난 이제 막 도착했다. 아직 협회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없고 소속팀과도 상의한 것이 없다. 더 자세한 내용은 상의한 뒤 말씀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 불참과 관련해서도 "이 부분에서 정말 논란이 많더라"라며 "그래서 이 부분도 말을 좀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안세영은 "협회, 팀과 이야기하지 못했다. 최대한 이야기해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도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 발언을 전면으로 반박했다. 협회는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해 안세영 선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최대한의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팀 코치진과 국가대표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했다.
협회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안세영의 부상을 관리한 과정을 설명했다. 협회는 안세영이 첫 검진에서 "2주간 절대적인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고 재활까지는 4주가 걸릴 것"이라고 진단받아 조직 재생 주사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그다음 달 예정된 일본 마스터스 출전은 불가하고 중국 마스터스 출전도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안세영 선수 본인의 강한 의지로 두 대회에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이번 올림픽 전에 부상을 입은 안세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대한체육회 의무팀의 치료 지원과 파리 내 한의원 진료 지원이 가능했지만, 안세영 선수가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해 신속하게 파리로 파견했다"면서 1천100만원이 넘는 경비가 소요됐다고 밝혔다.
안세영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는 점에 대해서는 "협회에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가 없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안세영을 전담했던 한수정 트레이너와 계약 종료에 대해선 "계약기간이 올해 6월 30일로 종료됨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종료 시'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했으나 한수정 트레이너가 파리행을 거절했다"면서 "사전훈련캠프 출발일인 7월 12일까지만 계약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정 트레이너는 지난해 7월 컨디셔닝 관리사로 채용됐고 올해부터 안세영의 전담 트레이너를 맡았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진상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는 7일 안세영 사건을 살필 조사위원회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체육회는 감사원 출신 감사관, 경찰 수사관 출신 체육회 청렴시민감사관과 국민권익위 출신 감사관, 여성위원회 위원 등 외부 감사 전문가 4명과 체육회 법무팀장(변호사), 감사실장으로 조사위를 꾸려 올림픽 폐회 후 조사에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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