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학교 사라져도 동문회 남아… 주민들이 준비한 `섬의 날`

이민우 2024. 8. 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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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섬의 날'에는 103명의 주민이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건어물 등 지역 농수산물과 직접 만든 간식 등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원예 체험, 꽃 화분 분양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김 이장은 "동문회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 한명당 1년에 300만원씩 지원하고 있어요. 작년의 경우 총 3000만원이 지출됐습니다"며 "최근 자녀가 7명인 분이 원산도로 온다고 해서 주거지를 꾸미는 데 드는 예산 등을 동문회 내부적으로 이미 마련해 뒀어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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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8일 충남 보령서 '섬의 날' 기념식
11일까지 대천해수욕장서 전시·공연·체험
2023년 충청남도 보령시 삽시도에서 열린 야외 농수산물 주말장터 '술뚱장터' 시범사업 현장. <행정안전부 제공>
충청남도 보령시 원산도에서 지역민이 섬의 날 중 열릴 플리마켓을 준비하고 있다. <이민우 기자>
충청남도 보령시 원산도 전경. <행정안전부 제공>

"이번 '섬의 날'에는 103명의 주민이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건어물 등 지역 농수산물과 직접 만든 간식 등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원예 체험, 꽃 화분 분양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8일 충청남도 보령시 원산도, 갯벌을 앞에 두고 만난 김홍선 원산2리 이장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4년 전 도시를 떠나 섬으로 돌아온 '귀향인'이다. 그가 이장이 된 건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신임 이장은 바빴다.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그의 시선은 중간중간 플리마켓이 들어설 장소에서 일하는 고향민을 향했다.

갯벌은 눈에 띄게 정돈돼 있었다. 서해안 갯벌에서 흔히 보이는 '뭉쳐진 쓰레기 더미'는 없었다. 김 이장은 "육지 사업을 자식들에게 맡겨두고 내려왔는데, 마을이 많이 지저분해져 있었다. 귀향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마을 청소다"며 "저희 같은 젊은 사람들이 사비를 들여 쓰레기를 치웠다. 갯벌 쓰레기 청소, 페인트 작업에만 젊은 사람들의 사비 2000만원 정도가 쓰였다"고 했다.

현재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간단한 청소만 해주고 있다고 했다. 꾸준한 마을 정화 사업으로 깨끗한 갯벌을 유지하고 있다고 이장은 설명했다. 김 이장은 "보령시에서 저희 마을이 가장 지저분한 마을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청소를 해두니까 어르신들도 쓰레기를 안 버려요. 오히려 줍고 다니세요"라며 웃었다.

원산도도 인구감소 직격탄을 맞은 곳 중 하나다. 현재 원산도에는 초등학교가 한 곳 있다. 이곳마저도 사람이 줄며 현재 17명만 남은 상태다. 유일한 중학교였던 원의중학교는 2016년 결국 문을 닫았다. 지금은 중학교에 가려면 7km에 달하는 국내 최장 해저터널을 지나 대천으로 가야만 한다.

학교는 사라졌지만, 원의중 동문회가 남아 지역 지키기에 나섰다. 동문회는 귀촌인 확대를 위해 정주여건 마련, 초등학교 입학지원금 등을 지급하는 등 사라져가던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 이장은 "동문회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 한명당 1년에 300만원씩 지원하고 있어요. 작년의 경우 총 3000만원이 지출됐습니다"며 "최근 자녀가 7명인 분이 원산도로 온다고 해서 주거지를 꾸미는 데 드는 예산 등을 동문회 내부적으로 이미 마련해 뒀어요"라고 했다.

사라져 가는 섬을 정부도 나서 돕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여름 휴가철인 8월 8일을 섬의 날로 지정하고, 섬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는 등 사라져가는 섬을 지원하고 있다. 행안부는 섬발전촉진법에 따라 371개 섬을 개발 대상으로 지정하고 2027년까지 총 1조5132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연평, 소연평, 백령, 대청, 소청도 등 서해 5도에 대해서는 2025년까지 총 7957억원이 투입 중이다.

이날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린 '제5회 섬의 날' 기념식에는 전국 각지에서 1000여명이 모였다. 섬의 날 행사는 11일까지 3박 4일간 개최된다. 하현우, 강혜연, QWER의 축하 공연도 열린다.

보령 삽시도, 효자도에서는 가족들이 배우 류승룡과 함께 섬의 가치와 즐거움을 직접 즐기는 걷기 행사가 열린다. 원산도에서는 바지락 채취 등 갯벌 체험행사가 준비돼 있다. 매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는 머드광장에서 섬과 특산물을 홍보하는 전시관도 운영된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이번 섬의 날 행사는 섬이 가지는 가치, 섬을 위한 정책, 섬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보다 많은 국민께서 체감하고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많은 관심과 방문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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