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에도 극찬 뒤 위기... ‘성장 수퍼스타’란 칭찬에 안도만 한다면

홍준기 기자 2024. 8. 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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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년간 한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인더밋 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 WEEKLY BIZ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길 이코노미스트는 중진국 함정이라는 개념을 고안해낸 경제학자입니다. 그는 “당신 고국의 성공에 의문을 품지 말라”고도 했죠.

1993년 세계은행에서 낸 '동아시아의 기적' 보고서./세계은행

당시 인터뷰를 도왔던 세계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중진국 함정에 대한 보고서가 나오는데 한국의 ‘영웅담’이 담겨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최근 세계은행에서 인터뷰를 제안하면서 미리 보내준 보고서를 보고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그 많은 나라 중에 한국을 콕 짚어 ‘성장의 수퍼스타’라고 극찬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칭찬을 받고도 마음속에 찜찜함이 남았습니다. 약 30년 전에도 극찬 뒤 위기가 터졌기 때문입니다. 세계은행은 1993년 ‘동아시아의 기적’이라는 보고서를 냈죠.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의 빠른 경제성장 비결에 대해 분석한 자료입니다. 하지만 몇 년 후 IMF 사태, 그러니까 아시아 금융위기가 닥쳤습니다.

세계은행은 고령화, 무역 보호주의, 국가채무, 기후변화가 중진국의 경제성장을 방해할 걸로 예측했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위기가 동시에 몰려옵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빛나는 경제성장 스토리는 한낱 과거의 영광이 될까 그게 걱정입니다.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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