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기의 인사이드 리버풀] 리버풀이 엔도 기용 대신 수비멘디 영입을 택한 이유는?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UEFA 챔피언스리그 6회, 프리미어리그 19회, FA컵 8회 등 총 51회 메이저 대회 우승에 빛나는 영국의 전통명가 리버풀 FC. 창단 131년 구단 역사에는 성공을 위한 숱한 고난과 기적이 있었다. '배웅기의 인사이드 리버풀'은 현재진행형인 그 역사의 깊은 부분을 들여다본다.
리버풀이 칼을 빼들었다. 여름 이적시장 마감까지 3주 여가 남은 시점 라리가 톱급 수비형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마르틴 수비멘디(25·레알 소시에다드) 영입에 근접했다. 당초 소시에다드를 향한 애정이 큰 선수고, 아스널·바르셀로나 등 유수 빅클럽 제안을 망설임 없이 거절한 것을 생각하면 매우 놀라운 소식이다. 리처드 휴즈 리버풀 단장이 무슨 말로 꾀었는지 궁금할 정도다.
그렇다면 혹자는 의문을 표할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급한 포지션이었다면 진작 영입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실제로 리버풀이 올여름 선수 보강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 건 다소 아쉬운 결정이다. 8월은 대부분 팀이 전력 강화를 끝내고, 프리시즌을 통해 호흡을 맞춰나가는 달이다. 보통 선수 영입이 다급한 팀이 8월에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바가지도 씌기 마련이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지난 6월 1일 리버풀 사령탑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 슬롯 감독은 전임자 색채를 무작정 지우기보다는 선수 하나하나 평가를 내리고, 자신의 전술에 적합한 원석을 찾길 바랐다. 그 예시가 최근 레알 베티스 발롬피에(1-0 승), 아스널(2-1 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3-0 승)와 경기를 치른 프리시즌 미국 투어에서 잘 드러난다.
슬롯 감독은 엔도 와타루를 비롯해 도미니크 소보슬라이, 라이언 흐라번베르흐 등 다양한 자원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실험을 진행했다. 놀랍게도 합격점을 받지 못한 선수는 '유일한 전문 6번' 엔도다. 엔도는 볼을 따내고 소유하는 데 능하지만 후속 동작이 미흡해 소위 말하는 '링커'와는 거리가 멀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자면 위르겐 클롭 전 감독과 슬롯 감독이 요구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덕목은 살짝 다른 부분이 있다. 클롭 전 감독 전술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공격진에게 보다 다이렉트한 패스를 연결함으로써 기회를 빠르게 창출하는 데 목적을 둔다. 속칭 개싸움에 능한 조던 헨더슨(아약스),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알 에티파크) 등 '비전문 6번'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용된 이유이기도 하다.
슬롯 감독은 훈련 세션으로 하여금 선수단에게 "패스로 (상대를) 죽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즉, 클롭 감독 체제보다 더욱 디테일한 빌드업 구조를 띠며 볼 점유율을 신경 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비진을 보호하는 위치에서 볼을 잡았을 때 허둥지둥 대지 않고 압박을 벗어날 줄 알아야 하는데 이는 엔도와 소보슬라이·흐라번베르흐의 결정적 차이점이기도 하다.
수비멘디는 슬롯 감독이 원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프로필에 딱 들어맞는 선수다. 특히 축구 지능에 큰 강점을 띠며, 침착성을 토대로 압박에도 놀라지 않고 공간을 찾아 나갈 줄 안다는 평가다. 적재적소에 볼을 전달하는 패스 능력은 덤이다. 소시에다드 B팀 시절 사비 알론소(바이엘 04 레버쿠젠) 감독의 '밀착 교습'을 받은 것 또한 지금의 플레이 스타일에 한몫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래 지표가 수비멘디의 헌신성을 아주 잘 보여준다.
패러다임이 시시각각 바뀌는 것이 현대 축구다.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해서 무조건 수비에 치중해야 하고, 중원 싸움에 특화돼야 하며, 태클로 쓸어 담기만 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 (원 볼란치라고 가정했을 때) 후방 5명과 전방 5명을 한꺼번에 이끌어야 하는 공수 양면 연결고리나 마찬가지다. 슬롯 감독이 지도하고 수비멘디가 지휘하는 'NEW 리버풀'이 유독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이유다.
사진=디스 이즈 안필드,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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