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한반도 노인들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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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 광석면에서 상추 농사를 짓는 김동철 씨(75)는 폭염에도 쉬지 않는다.
더운 한낮에 잠깐 휴식하는 대신 그 외 시간에 더 일한다며 "여름은 원래 더운 것"이라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폭염을 방사능, 일산화탄소 등과 함께 11대 건강위해정보로 취급한다.
기후변화 취약계층인 어르신일수록 폭염에 대한 위기의식이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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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 광석면에서 상추 농사를 짓는 김동철 씨(75)는 폭염에도 쉬지 않는다. 더운 한낮에 잠깐 휴식하는 대신 그 외 시간에 더 일한다며 "여름은 원래 더운 것"이라고 했다. 김씨뿐만이 아니다. 노인들은 살인적인 더위에도 논밭에 일하러 나간다. 농가에선 "매일 하던 거니까" "몸을 움직이려고" "작물 수확기여서" 등 설명을 내놓는다. 말이 조금씩 다르지만 기저에 '더위는 그저 견디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여름은 모름지기 더운 법이지만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는 기록적 고온이었던 2018년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지정했다. 질병관리청은 폭염을 방사능, 일산화탄소 등과 함께 11대 건강위해정보로 취급한다.
하지만 여전히 폭염에 대한 경각심은 낮다. 기후변화 취약계층인 어르신일수록 폭염에 대한 위기의식이 적은 편이다. 올해 들어 더위로 숨진 18명 가운데 대부분이 70대 이상이다. 열사병·열탈수 같은 온열질환에 걸린 사람은 1900명을 넘어 작년 같은 기간 수치를 넘어섰다. 온열질환자 중 65세 이상은 전체의 32%가 넘는다.
인명 피해가 속출하자 행정안전부는 17개 시도에 현장상황관리관을 급파해 폭염 대처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하지만 단발성 대책 대신 폭염 판단 기준을 손질해 폭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건 어떨까.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35도 이상 폭염 단계는 한국(경보)만 1개일 뿐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최소 2개 이상으로 나뉘어 있다. 표현도 한국의 경보(Warning)처럼 점잖은 말 대신 긴급상황(Emergency·미국), 위험(일본)같이 더 직관적인 단어를 쓴다. 폭염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고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스페인은 2년 전 극심한 폭염을 경험한 뒤 태풍에 이름을 붙이듯 개별 폭염을 '조이' '야고' 등으로 명명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기후변화를 고려하면 한국도 불볕더위가 더 잦아질 것이다. 40도를 넘어서는 극한폭염이 정상 기후처럼 여겨질 날이 올 수도 있다. 늦기 전에 재난 취약계층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특보 시스템이 갖춰지길 기대한다.
[진영화 사회부 cinema@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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