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바이오 … 美서 빅파마와 진검승부
올해만 2500억원 매출 목표
GC녹십자 혈액제제 알리글로
7월 초도물량 선적 후 출시
유한 렉라자 FDA 승인 눈앞
휴젤 레티보는 곧 출시 예정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올해 하반기에 국산 신약을 앞세워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문을 두드린다. GC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는 미국 출시를 완료했고, 셀트리온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제품명)는 본격적인 시장 진입이 기대되고 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역시 이달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 허가 여부 결정이 예정돼 있어 미국 진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여기에 FDA 허가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어 매출 상승 효과와 더불어 신약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꼽힌다. 하반기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둔 국산 신약들이 당장 각 기업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의 현지 매출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 3월에 출시된 짐펜트라는 실제 환자들에게 사용됐다는 근거인 보험 환급이 6월부터 개시됐다. 올해 2분기까지의 매출은 22억원이다. 현재까지 짐펜트라로의 전환 의사를 밝힌 환자가 5000명을 밑도는 등 처방 현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당초 목표로 제시한 올해 2500억원 매출은 달성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셀트리온 측은 "환자 등록 추세나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의 환급 추세를 고려하면 최소 2500억원은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현재는 도매상의 안전 재고가 크지 않아 도매상 매출도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짐펜트라는 지난달 말 이후 미국 3대 PBM 중 2곳과 연이어 처방집 등재 계약을 맺으며 시장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3월 3대 PBM 중 하나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SI)와 등재 계약을 체결하고 5개월 만에 3곳 모두와 계약을 마무리해 비로소 현지 보험 시장의 75%를 아우를 수 있게 됐다. 이들 계약의 보험 환급에 통상 3개월가량 소요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매출 확대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 역시 하반기에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선천성 면역 결핍증에 사용되는 알리글로는 정맥 투여용 면역글로불린(IVIG-SN) 10% 혈액제제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최초의 혈액제제로 GC녹십자가 8년의 도전 끝에 지난해 12월 FDA 허가를 획득했다. 초도 물량 선적을 마치고 지난달 말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GC녹십자는 올해 하반기에만 알리글로가 5000만달러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주요 보험사에 알리글로를 등재해 미국 사보험 시장의 50% 이상을 커버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일단 수요가 높은 주를 중심으로 알리글로 물량을 우선 배포하되 연내 미국 전역으로 판매 지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 확대에 공들이고 있는 휴젤은 지난달 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툴렉스)의 미국 시장 초도 물량 선적을 시작으로 하반기 북미 지역 공략에 집중한다. 레티보는 올해 초 3수 끝에 FDA 승인을 받았다. 휴젤은 현지 파트너사인 베네브와 함께 레티보의 현지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향후 레티보가 휴젤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J&J) 리브리반트의 병용 요법에 대해 이달 중 FDA 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 요법을 통해 연간 5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DA 승인이 이뤄질 경우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부터 미국과 유럽에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이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 출시 시점에 따라 유한양행은 존슨앤존슨에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와 더불어 판매량에 따른 추가 수익을 받게 된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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