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폭염 속 수확의 기쁨' 차례상에 오를 벼 첫 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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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한여름에 수확하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가만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벼를 수확하는 농민에게 무더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쉬는 틈에 정자에 앉아 땀을 식힌 신씨는 "올해는 햇빛도 좋고 비와 바람도 적당히 와 벼가 제대로 영글었다"며 "10여년 전부터 조생종을 길렀는데 날씨가 덥긴 해도 한여름에 수확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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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더워도 한여름에 수확하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가만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벼를 수확하는 농민에게 무더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전남 고흥의 농민 신방수(52) 씨는 8일 누렇게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 황금빛 들판을 바라보며 싱글벙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국토 남단인 전남 고흥군 고흥읍 등암리. 나무에서는 여전히 매미가 시끄럽게 울고, 도로는 폭염 열기로 아지랑이가 일었지만, 들판은 가을이 일찌감치 내려앉았다.
지난 4월 10일 심은 극조생종 '진옥벼'가 116일 만에 알알이 나락을 품고 기다란 허리는 땅을 향해 숙여가고 있었다.
극조생종 벼는 심는 시기도 이르지만 일반벼보다 자라는 기간도 짧아 추석 차례상에 올릴 수 있다.
'쌀을 먹지 않는 시대' 조금이나마 농가소득을 높이는 대안으로도 꼽힌다.
빠른 수확을 위해 일찌감치 모내기한 신씨는 올해 기승을 부린 '도깨비 장마'에 비라도 내리는 밤이면 잠을 설치며 논을 보살피느라 뜬눈으로 날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신씨는 전남에서 가장 빠른 시기에 수확하는 만큼 조금이나마 빨리 소비자들에게 햅쌀을 선보이기 위해 46ha에 달하는 논에서 부지런히 콤바인을 몰았다.
먼지를 휘날리며 신씨의 콤바인이 지나간 자리에 볏짚이 우수수 떨어지며 가지런히 누웠고, 나락은 포대에 알알이 쌓여 트럭에 실려 갔다.
더위도 잊고 쉴 틈 없이 일하던 중 콤바인에 이상이 생겨 잠시 멈추자, 신씨는 "차라리 잘됐다"며 그제야 콤바인에서 내려와 한숨을 돌렸다.
쉬는 틈에 정자에 앉아 땀을 식힌 신씨는 "올해는 햇빛도 좋고 비와 바람도 적당히 와 벼가 제대로 영글었다"며 "10여년 전부터 조생종을 길렀는데 날씨가 덥긴 해도 한여름에 수확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올해 4월 10일 모내기를 한 후 지난 5일부터 햅쌀을 수확하고 있다.
신씨네 벼를 시작으로 고흥을 비롯한 전남지역에서는 조생종 벼 수확을 본격 시작했다.
올해 고흥군에서 재배될 것으로 예상되는 조생종 벼는 417ha 2천502t으로, 지자체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면서도 고품질 쌀을 생산할 수 있는 조생종 벼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고흥군 관계자는 "진옥벼는 성장이 양호하고 식미가 좋아 많은 소비자에게 선호되는 품종"이라며 "군내 농업인들이 고품질 벼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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