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취약층에 전기료 1만5000원 추가 지원”

이상헌 기자 2024. 8. 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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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8.08. 뉴시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취임 후 첫 민생대책으로 “에너지 취약계층 130만 가구를 대상으로 전기요금 월 1만5000원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취약계층에 한해 월 전기요금 부담을 ‘0원’에 가깝게 지원하겠다는 것.

여야 간 정쟁 속 민생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대표가 여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민생 드라이브’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 관계자는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韓 “취약계층 혹서기 전기요금 제로”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고 있고 많은 취약계층이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전기요금을 월 1만5000원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4인 가구 하계 월평균 전기요금이 7만6000원 수준”이라며 “취약계층은 하계 전기요금 복지할인, 에너지 바우처로 약 6만 원가량 지원받고 있는데, 이 액수(1만5000원)를 지원하는 건 사실상 취약계층의 경우 혹서기 전기요금을 제로(0)에 가깝게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총 195억 원 규모 재원이 필요한 이번 대책은 에너지바우처 형태로 취약계층에 지급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이번 취약계층 전기요금 지원 대책이 200조 원 부채에 시달리는 한국전력(한전)에는 영향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13조 원 규모가 들 것으로 예상되는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과의 차별점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한전 적자가 가중되는 것도 고민했는데, 저희 지원은 기존에 책정된 에너지바우처 예산 잔액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그래서 한전 적자 가중 위험도 없다”고 말했다.

한전은 올 2분기(4~6월) 1조2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4개 분기째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200조 원이 넘는 부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에 따르면 올 2분기 영업이익(잠정치·연결 기준)은 1조2503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앞서 제안한 법안 개정을 통한 전기요금 감면에서 한 발 물러서 일회성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법안을 통한 전기요금 감면에 부정적인 입장인 점을 고려했다는 것.

민주당은 한 대표가 내놓은 지원 대책에 대해 “임시방편으로는 충분히 동의할 수 있다”면서도 관련 상임위를 열고 취약계층 전기요금 감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 소속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은 “한 대표가 말했듯이 에너지바우처 잔여금액으로 (지원) 했다가, 혹한기 때는 어쩔 거냐”며 “결국 정부가 안정적 재원을 마련해야 하고 그러려면 여야가 예산을 어디까지 투입할 것인지 확실하게 합의하는 게 옳다”고 했다.

● “반도체특별법 당론 추진”

한 대표는 이날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반도체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국민의힘 고동진 박수영 송석준 의원이 각각 발의한 반도체 관련 특별법안들을 취합 조정해 당론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반도체 없이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올 수 없었고, 반도체 없이 우리의 우상향 발전은 없다”며 “우리는 여러 가지 지원이 있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그 지원 수준이 미미하다”고 했다. 여당은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켜 대통령 직속으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위를 설치하고, 반도체 산업을 위한 전력·수력 인프라를 신속하게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도 반도체 산업 지원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는데 세부적인 부분은 서로 협의를 거쳐 처리하자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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