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다시 떼야 하나" 삼성폰의 굴욕…日서 샤오미에 밀렸다

윤현성 기자 2024. 8. 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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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2Q 일본 시장 출하량 359% 증가…점유율 3위 등극
작년 구글 약진 이어 샤오미도 급반등…日 맞춤 전략 먹혔나
재작년 日 시장 반등에 정면 승부 나섰던 삼성…경쟁 격화에 밀려
샤오미14 울트라. (사진=샤오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가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일본 자국업체 샤프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경쟁사들의 성장률이 모두 꺾이는 사이 홀로 세자릿수 급성장을 이뤄내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 일본 법인 '샤오미재팬'은 최근 공식 SNS를 통해 2분기 일본 시장 내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9% 늘어나면서 시장 점유율 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위 5개 기업은 애플, 구글, 샤오미, 샤프, 삼성전자 순이었다. 애플의 경우 출하량이 4% 줄긴 했으나 여전히 점유율 56%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구글은 37%의 견조한 성장률을 보이며 점유율 12%로 2위를 차지했다. 샤프와 삼성전자는 성장률이 각각 27%, 39% 떨어지며 점유율 5%로 집계됐다.

日 스마트폰 시장 각축전…작년엔 구글이 527% 성장하며 3위 등극

최근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며 여유 있는 1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그외 브랜드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일본은 샤프, 소니, 교세라 등 자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시장이었으나 이들 업체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구글의 급격한 도약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구글은 2023년 일본 시장에서 출하량을 527% 늘리며 점유율 10.7%로 3위에 올랐다. 2022년 1.5% 수준이었던 점유율이 7배 가량 늘어난 것.

구글의 중저가 모델인 픽셀6A, 픽셀7A 등이 일본 시장 내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와 제휴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日 시장 후발주자 샤오미…200만원 수준 프리미엄폰도 판매 1위 오르며 순풍

日 점유율 2위 오르며 'Galaxy→SAMSUNG' 정면 승부 나섰던 삼성…안드로이드 경쟁도 격화

샤오미 일본 법인 '샤오미재팬'은 최근 공식 SNS를 통해 2분기 일본 시장 내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9% 늘어나면서 시장 점유율 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샤오미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구글이 일본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다면, 올해는 샤오미가 떠오르는 양상이다. 샤오미 또한 구글과 같이 다양한 중저가 5G 폰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전략 및 공격적인 마케팅이 먹혀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샤오미는 일본 시장에서 20만엔(약 190만원) 수준의 프리미엄폰인 '샤오미14 울트라'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순풍을 타고 있다.

샤오미는 화웨이·오포 등 여타 중국업체보다 늦은 2019년 12월 일본 시장 진출에 나섰다. 더 빠르게 일본 공략에 나선 중국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샤오미는 5년 만에 일본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지게 됐다.

단순한 중저가폰만 쏟아낸 것이 아니라 일본에 맞는 상품 전략을 수립해온 것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는 지난 2022년 일본에 상품제조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시장 출시 전 제품을 직접 현지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의견을 듣고,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는 식의 개발을 추진한다는 목표였다.

이처럼 샤오미가 일본 현지화 전략을 꾀하면서 프리미엄폰까지도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출시된 샤오미14 울트라는 일본 최대 온라인쇼핑업체 '라쿠텐'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현지 판매가보다 약 40만원 더 비싸고 16GB 램과 512GB 용량으로 제한적으로 출시됐음에도 1위라는 성과를 낸 셈이다.

독일 카메라 명가 라이카와 협업해 초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샤오미 폰 만의 장점을 내세우며 일본 소비자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읽힌다.

샤오미는 일본 시장 반등을 두고 "어디까지나 출하량 기준인 만큼 이용자 점유율은 아직 더 나아가야 한다"며 "앞으로도 매력적인 제품을 일본에 계속해서 선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일본법인 홈페이지에 지난달 공개된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 Z 폴드6'가 소개되고 있다. 일본 판매용 폴드6에도 'SAMSUNG' 로고가 새겨져 있다. (사진=삼성 재팬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022년 일본 점유율 2위에 오르며 반등을 꾀했던 삼성전자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일본 점유율 10.5%를 기록하며 애플(56.1%)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기존 2위였던 샤프(10.1%)를 밀어낸 성과였다.

이같은 성적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일본 시장 판매제품에 '갤럭시(Galaxy)' 대신 '삼성(SAMSUNG)' 로고를 8년 만에 부활시킨 바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반감 인식을 희석시키기 위한 우회 전략을 철회하고 정면 승부에 나섰던 셈이다. 일본 내에서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왔던 것도 삼성전자의 '승부수'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2022년의 반등이 무색하게 삼성전자의 일본 점유율은 지난해 다시 5~6%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전히 아이폰의 인기가 일본 시장에서 계속되고 있고,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구글이 급성장하며 더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마케팅·광고를 꾸준히 확대하고, 올 상반기 일본 현지 법인 설립 이후 16년 만에 '삼성 뉴스룸 재팬'을 신설하는 등 일본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은 중국업체에 밀리고, 폴더블폰을 비롯한 플래그십 제품도 애플 등과 비교했을 때 이렇다 할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IDC는 "일본 시장은 자국 업체가 강세를 보여왔으나, 폴더블폰, AI 폰 등 제품 개발과 경쟁력 측면에서 글로벌 제조사들과의 경쟁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올해는 급성장한 구글 외에도 레노버나 샤오미 등 글로벌 제조사들의 입지가 커질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험지인 일본 시장에서 다시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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