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YD 중형세단 ‘씰’ 산업부 인증 통과···한국 상륙 더 빨라진다
환경부 절차도 수개월내 매듭
고품질車 앞세워 이미지 변신
中 배터리 화재 악재 꼽히지만
"안정성 높은 LFP 채택" 강조
세계 전기차 1위인 중국 비야디(BYD)의 중형 세단 차량 ‘씰’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인증을 통과했다. BYD 하이엔드 차량의 국내 상륙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며 위축된 국내시장에 BYD의 선두 차량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YD는 최근 전기차 씰에 대한 한국석유관리원의 에너지소비효율 시험을 마쳤다.
배터리 충전량과 1회 충전 거리 등을 포함한 시험으로 씰은 국내 기준을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산하 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의 인증을 받는 단계가 남았지만 사실상 산업부의 인증 절차는 마무리된 상태다. 환경부에서 진행 중인 씰의 인증 절차도 수개월 내 종료될 예정이어서 BYD가 목표하고 있는 연내 전기차의 한국 출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씰은 중국산 전기차 가운데서도 비교적 고품질의 차다. BYD가 씰을 먼저 내세운 것도 저가격·저품질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조건 저가격으로 승부가 가능한 다른 품목과는 달리 자동차는 안전이라는 가치가 우선할 수밖에 없다”며 “고품질 차량을 먼저 내세워 이후 출시될 저렴한 차량의 이미지에도 변화를 주려는 전략적인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YD도 씰을 자사의 최신 기술을 모두 담은 하이엔드 전기 세단으로 소개하고 있다. 기본 모델 기준 주행거리는 국제표준주행모드(WLTP) 기준 550㎞이고 최고 출력은 204마력, 최대 토크는 31.6㎏·m다. 82.5㎾h(킬로와트시) LFP(리튬·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다. 유선형의 디자인도 중국산 차량 중 가장 국내시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가격은 정부·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적용 시 3000만 원대로 예상된다. 국내 차량 중에서는 크기가 비슷한 현대차의 아이오닉6가 경쟁 모델로 꼽힌다.
중국 내 판매 가격이 1900만 원에 불과한 소형 해치백 차량 ‘돌핀’도 6월부터 일반 도로에서 임시 운행하고 있다. 출시를 앞두고 내비게이션 등 차량 내부 전장 부품을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돌핀은 BYD의 서브 브랜드 ‘하이양’의 전기차로 2021년 중국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콘셉트카가 공개된 바 있다.
BYD는 씰과 돌핀 등의 차량 판매를 위해 오프라인 채널 확대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를 줄이고 온라인 판매를 앞세우는 테슬라와 상반된 전략이다. 딜러 역할을 맡을 국내 업체들도 판매를 위해 자사 전시장과 AS센터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YD의 전기버스가 국내 상용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그간의 노하우를 활용해 승용차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중국산 자동차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은 다소 싸늘하다.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으로 중국산 배터리 업체 ‘파라시스’의 제품이 지목되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당 사고로 140대 넘는 차량이 불에 타고 주민 2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BYD코리아 측은 “자사 주력 제품에 탑재된 배터리는 사고 차량에 들어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화재 안전성이 높은 LFP 배터리”라며 “출시 시점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한국 진출 검토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BYD는 배터리 생산 시 46톤의 트럭이 배터리 위를 지나가는 압축 시험과 300도 이상으로 가열하는 발화 시험 등 극한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BYD는 중국 내수시장에 발생하고 있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글로벌 판매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BYD의 중국 외 판매량은 2022년 5만 5656대에서 지난해 24만 2759대로 대폭 증가했다. 2030년에는 150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2022년에는 말레이시아에 진출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올해 전기차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기계식 주차장 크기에 맞춰 차량 높이를 변경하는 등 현지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올해 상반기 121만 4000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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