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 달러 추산… 규모 알 수 없는 `엔 캐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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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트레이드' 공포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엔 캐리트레이드 규모만 수조달러로 추산되는 만큼 시장에 미칠 충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선 사람들이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를 비롯해 대만 주식, 부동산, 멕시코 페소화 등 신흥시장 통화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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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트레이드' 공포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일본에서 엔화를 싸게 조달해 미국시장에 투자한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라고 한다.
최근 일본중앙은행에서 지난달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나오면서 엔 캐리트레이드 손실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시일 내 금리를 올리진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조달 금리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정확한 금액도 알 수 없다. 일본 금리가 오를 수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일제히 회수할 수 있다. 엔 캐리트레이드 규모만 수조달러로 추산되는 만큼 시장에 미칠 충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CNN은 7일(현지시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일본이 유일하게 거의 공짜로 돈을 빌려줬다고 보도했다. 이자가 거의 없는 엔화 대출을 일으켜 미국 국채에 투자해 5% 이익을 거두는 것은 안 하면 이상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선 사람들이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를 비롯해 대만 주식, 부동산, 멕시코 페소화 등 신흥시장 통화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존 오서스는 빅 테이크 데일리 팟캐스트에서 "2000년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투자 수익보다 엔화를 빌려서 페소화에 투자한 경우 수익이 더 많았을 것이다"면서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역대 최대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지난 3~4년간 일본이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대유행해서다. 다만 아무도 정확한 규모를 알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 패밀리 오피스, 민간 자본, 일본 기업까지 엔 캐리 트레이드 주체를 매우 다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UBS 글로벌 전략가 제임스 말콤은 2011년 이후 누적된 달러-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5000억달러에 달하고, 이 중 절반이 지난 2∼3년간 추가됐다고 추산했다. 그는 지난 몇 주간 이중 약 2천억달러어치가 청산됐고, 예상 청산 규모의 4분의 3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내부에서도 최근 엔 캐리 트레이드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이용돼 언젠가는 크게 청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국경 간 엔화 대출은 2021년 말 이후 7420억달러 증가해서 1조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엔 엔 캐리 트레이드 물량도 포함돼 있다. ING은행 분석에 따르면 일본에서 발생한 국경 간 대출은 지난 3월 기준 157조엔을 기록, 3년 전에 비해 21% 늘었다.
투자자들이 황급히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할 경우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캐리 트레이드가 사용된 더 투기적인 거래는 대부분 청산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헤지펀드에 이어 다른 투자자들이 처분에 나서면서 더 많은 거래가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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