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만 80㎜ 물폭탄? 밤새 커진 물풍선,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김윤주 기자 2024. 8. 8. 16: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층부 공기는 식고, 하층부는 뜨거운 공기 유입
다량의 수증기 쌓이며 우리나라 대기 불안정 유발

8일 오전 서울 강남에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며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최근 출근길에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 많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상공을 가득 채운 수증기가 밤 사이 비구름으로 변했다가 아침이 되면서 비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강남에는 총 80㎜ 넘는 비가 내렸다. 오전 8시 15분쯤에는 시간당 46.5㎜의 거센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7일 오전 서울 보신각 앞에서 한 시민이 소나기를 맞으며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갑자기 쏟아진 많은 비에 시민들은 “우산 없이 사무실까지 뛰어갔다” “지하철역에서 나왔는데 도로에 수영장처럼 물이 차 있어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들어 이렇게 아침에 ‘물폭탄’이 쏟아지다 낮이 되면 그치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 원인은 우리나라 상공을 가득 채운 수증기 때문이다. 다량의 수증기는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밤이 돼 해가 지면 불안정은 더 심해진다. 대기 상층 기온이 서서히 식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반면 대기 하층은 고온다습한 남풍이 따뜻한 수증기를 계속 불어넣어 밤에도 뜨거운 열기를 품고 있다. 이런 불안정이 밤새 유지되면서 비구름이 커지고 아침이 되면서 소나기가 돼 내리는 것이다.

문제는 소나기가 어디에 내릴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는 “냄비에 물을 끓이면 어디서부터 물이 끓기 시작할지 모르는 것처럼 최근 내리는 소나기도 어디서 갑자기 비를 퍼부을지 알 수 없다”며 “완전히 랜덤(무작위)”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9일은 강원 산지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10일은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에 최대 40㎜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소가 많아져 강한 국지성 소나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