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향하는 티메프 '환불 폭탄'에…"실질수수료율 0.7% 불과"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에 따른 고통분담 요구가 카드업계로 향하고 있다. PG사(전자지급결제대행사)는 카드사가 수취하는 수수료율이 PG사보다 10배 높다며 고통분담을 요구하지만 카드사는 수수료 환급액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수료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반박한다. 카드수수료는 가맹점이 아니라 카드회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비용이라 고통분담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8일 카드·PG업계에 따르면 티메프에서 정산이 이뤄질 때 2.2% 내외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중 2.0%포인트(P)는 카드사가 가져가고 0.2%P의 수수료는 PG사가 수취한다. 티메프에서 100만원이 결제돼 수수료가 2만2000원 나오면 그중 카드사가 2만원을 수취하고 남은 2000원이 PG사에 떨어지는 구조다. PG사는 카드사가 수수료를 10배 더 가져가는데도 티메프 사태에 따른 환불책임은 PG사가 온전히 떠안고 있다며 카드사도 고통을 나눠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러나 카드사는 PG사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환급수수료까지 계산하면 티메프에서 수취한 카드수수료는 0.7% 수준이라고 반박한다. 티메프에서 정산이 이뤄지는 시점에 카드사에서 정산대금의 2.0%를 수수료로 먼저 받아가는 것은 맞지만 셀러의 매출규모에 따라 매년 2차례 수수료 환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수료율은 평균 0.7%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카드사의 수수료율은 금융당국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연 매출액이 30억원 이하인 중소·영세가맹점은 매출구간별로 카드수수료율이 정해져 있어 카드사가 임의로 티메프 셀러에게 수수료를 더 받을 수 없다. 연매출 3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셀러로부터 카드사가 받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1.1~1.5%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셀러는 이 수수료율이 0.5%다.
다만 온라인 거래에선 카드사가 PG사를 끼고 결제를 지원, 가맹점의 매출규모를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 일반가맹점 수수료를 받고 이후 셀러에게 초과로 받은 수수료를 돌려준다. 티메프에서 영세가맹점인 A업체가 상품 판매 후 카드사에 2.0%의 수수료를 지급했어도 1.5%P에 해당하는 금액은 나중에 환급받게 되는 것이다. 환급은 카드사가 PG사로부터 셀러의 사업자번호를 받은 뒤 국세청에 매출확인을 요청하는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셀러 가운데 중소·영세가맹점 비중이 절대다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사의 수수료 환급액 규모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PG사 하위가맹점의 93.1%는 카드수수료율이 0.5~1.5%로, 중소·영세가맹점에 해당했다. 가장 낮은 수수료율인 0.5%를 적용받는 가맹점만 전체 72.8%였다.
카드수수료는 가맹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성격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사는 티메프 등 온라인 플랫폼과 직접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는 게 아니라 PG사와 계약을 맺고 카드결제를 지원한다. PG사에 먼저 정산대금을 준 뒤 한달 후 회원으로부터 카드대금을 받는 게 핵심 사업구조이기 때문에 카드수수료에는 회원이 돈을 갚지 않을 때의 리스크 비용과 카드결제 과정에서 수반되는 비용 등만 포함된다는 게 카드사의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수수료는 조달비용과 회원의 대손비용을 고려해서 징구하는 것이지 가맹점과 셀러 사이에서 정산을 지원해주기 위한 성격은 아니다"라며 "또 하위가맹점의 매출이 얼마인지 모르기 때문에 티메프에서 일단 2.0%의 수수료를 받은 것은 맞지만 셀러의 매출규모에 따라서 나중에 수수료를 돌려주게 돼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카드사가 받는 수수료는 적다"고 말했다.
PG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주장대로 실질적 카드수수료율이 2.0% 미만이라 해도 PG사의 마진이 정산대금의 0.2%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카드사가 훨씬 많은 금액을 가져가는데도 환불책임을 PG사에 오롯이 떠안기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장은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드사도 피해 복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민 위원장은 "수익에 비례해서 책임도 공동으로 나누는 것이 상식"이라며 "이번 티메프 보상에 카드사도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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