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핫플' 성수에 병원 팝업 스토어…배우 황보라도 찾은 이유는
마리아병원이 8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의료기관이 팝업 스토어를 여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인데, 그 장소가 젊은이가 몰리는 성수동 한복판이다. 8일 찾은 팝업스토어 '지금 저장소'는 알록달록한 볼풀장부터 화려한 꽃장식까지 20~30대의 '취향 저격' 아이템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리아병원은 지금까지 10만명이 넘는 신생아 출산을 책임진 국내 대표 난임병원이다. 특히 시험관 아기(체외수정) 시술 경험이 가장 풍부한 곳으로 손꼽힌다. 서울과 대전 등 10개 센터에서 60여명의 전문의를 비롯해 간호사·연구원 등 총 600여명의 임직원이 소속됐을 만큼 규모가 크다. 저출산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 지원이 확대됐고, 병원의 난임 시술 건수도 매년 늘고 있다.
이처럼 아쉬울 것 없는(?) 마리아병원이 36년 만에 팝업 스토어를 열게 된 이유는 '책임감' 때문이다. 임태원 마리아 의료재단 부원장은 "합계 출산율 0.72명 시대, 인구 절벽 위기의 대한민국에서 난임병원의 역할을 고민하게 됐다"며 "지금까지 난임 치료에 집중했다면, 이제 난임을 예방하고 대비하는 '가임력(임신 능력) 보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사회적 책무라는 데 임직원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마리아병원에 따르면, 지금 저장소는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난자 냉동'과 '배아 냉동'에 대한 개념을 알리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가임력이라는 모호하고 생소한 개념을 난자·배아 냉동을 통해 알기 쉽게 전달한다는 목표다. 난자 냉동은 배우자가 없는 미혼의 여성이 본인의 난자를 채취해 냉동하는 것이다. 임신을 계획할 때 해동해 배아(난자와 정자가 결합해 분화한 상태)를 만들어 자궁에 이식한다. 배아 냉동은 부부가 미리 배아를 만들어 냉동해두는 것을 말한다. 마리아병원의 난자 냉동 생존율(해동 시 살아남는 난자의 비율)은 95%로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여성의 나이는 임신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이재은 마리아병원 송파점(마리아플러스) 과장(산부인과 전문의)은 "10년 전에는 40세 이상 산모가 전체의 10% 정도였는데 지금은 30~40%를 차지한다"며 "여성의 임신 시도 연령이 늦어지면서 난임 확률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가급적 젊을 때 난자 냉동을 선택하면 임신 확률(기대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 과장은 "나이가 들면 과배란 유도 주사를 맞아도 한 번에 난자를 1~2개밖에 채취하지 못한다. 난소 기능이 좋으면 한 번에 10개 이상 뽑을 수 있어 똑같은 비용을 내고도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두 번만 채취해도 향후 기대 출산율이 70~80%는 된다"고 했다.
난자·배아 냉동은 일반적으로 30~35세 여성에게 추천된다. 남성은 나이에 따른 가임력 차이가 크지 않아 정자를 얼릴 것까진 없다. 병원을 방문하면 보통 생리 2~3일째 첫 진료를 보고 초음파 검사를 받으며 과배란 유도 주사를 맞고 난자를 채취, 냉동하는 과정을 거친다. 비급여라 한 번에 400만~500만원을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이 과장은 "환자 접근성을 높이려면 체외수정 시술처럼 난자 냉동에도 보험적용 등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득남한 배우 황보라씨도 이날 팝업 스토어 오픈 행사장을 찾았다. 황씨는 "마리아병원에서 4번의 시도 끝에 아이를 갖게 됐다. 좀 더 일찍 임신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들더라"며 "젊고 건강할 때 난자를 채취하면 임신을 원할 때 큰 어려움 없이 아이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난자 냉동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고 웃음 지었다. 마리아병원 관계자는 "주말에는 병원 소속 전문의들이 일대일로 난자 냉동에 대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리아병원의 팝업 스토어는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방문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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