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투업 부실 조짐… 정산 지연·금융사고 잇따라 발생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옛 P2P금융)체 크로스파이낸스의 투자 상품에 9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업계 7위 어니스트에이아이(옛 어니스트펀드)가 운용하던 상품 일부의 부동산 담보 물건에 문제가 생겨 투자자 원금 손실이 발생하거나 만기가 연장되는 일이 벌어졌다.
앞서 4월엔 1세대 온투업체 디에셋펀드가 수입 냉동 축산물 담보 대출로 투자금을 모았다가 60억원가량을 돌려주지 못하는 금융 사고가 터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전장치 없으면 업계 신뢰 추락해”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옛 P2P금융)체 크로스파이낸스의 투자 상품에 9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크로스파이낸스에서 투자금 상환 지연이 발생한 탓이다. 그는 3년 전 피플펀드(현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상품에 500만원을 부었다가 만기 시점보다 6개월 늦게 돈을 돌려받은 경험이 있다.
A씨는 “나름 온투업계 대형사라고 해서 피플펀드와 크로스파이낸스를 선택했는데 이런 일을 두 번이나 겪다니 끔찍하다”면서 “이제는 아무리 대형사라고 해도 온투업에 믿고 투자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여러 대형 온투업체에서 부실 조짐이 발생한 가운데 업계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직접 대출금을 내주는 금융사가 아니기에 사업의 안정성이 외부 요인에 취약한 반면, 업계의 자체적인 안전장치는 없다 싶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상품이라도 투자자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온투업계의 전반적인 신뢰를 지킬 수 있다고 제언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부터 크로스파이낸스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검사는 크로스파이낸스에서 600억원 규모의 투자금 상환 지연이 발생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다. 크로스파이낸스는 대출잔액 기준 업계 4위 규모 회사다.
올해 크로스파이낸스 외에도 대형 온투업체의 정산 지연 사태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 5월, 업계 7위 어니스트에이아이(옛 어니스트펀드)가 운용하던 상품 일부의 부동산 담보 물건에 문제가 생겨 투자자 원금 손실이 발생하거나 만기가 연장되는 일이 벌어졌다. 앞서 4월엔 1세대 온투업체 디에셋펀드가 수입 냉동 축산물 담보 대출로 투자금을 모았다가 60억원가량을 돌려주지 못하는 금융 사고가 터졌다.
온투업은 직접 대출을 일으키지 않고 대출을 중개한다는 점에서 쉽게 부실 위험에 노출된다. 차주(돈 빌리는 사람)의 상환 능력, 담보 물건의 가치, 중개 협력 업체의 상황 등 연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도 여럿이다. 외부 요소에 취약한 업계지만 안전장치는 마땅치 않다. 업계 규모가 작은 편이라 협회 차원에서 따로 조성한 기금도 없다. 사고로 투자금 상환에 차질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지급보증보험 상품도 없다.
금융사가 취급하는 투자 상품은 원칙적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을 포함한다. 전통 금융사들은 외부에 의한 사고 발생 시 투자자를 보호할 실무적인 방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은행권은 대규모 투자 손실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자체적으로 수립해 보유하고 있다. 상호금융권은 출자한 지역 협동조합에 부실이 발생해도 중앙회 차원에서 출자금 이관을 지도해 사실상 출자금 원금을 보호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효용을 만드는 투자 상품만이라도 사고에 의한 투자금 전액 손실을 막을 수 있게 보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투업계 내 투자자 보호 수단이 없다면 결국 투자자들이 업계를 외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중소상공인 선정산 대출과 같이 실물 경제의 유동성에 선순환 효과를 만드는 상품에 한해 사고를 대비한 지급보증보험을 개발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연계투자금융업이란
온투업은 개인 및 법인 투자자와 돈을 빌리는 사람을 온라인에서 중개하고 수수료를 버는 금융업이다. 돈을 빌리고 싶어 하는 이가 온투업체에 대출을 신청하면 업체는 중개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 후 돈을 빌려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비자에 급 높인 주한대사, 정상회담까지… 한국에 공들이는 中, 속내는
- 역대급 모금에도 수백억 원 빚… 선거 후폭풍 직면한 해리스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머스크 시대’ 올 것 알았나… 스페이스X에 4000억 베팅한 박현주 선구안
- 4만전자 코 앞인데... “지금이라도 트럼프 리스크 있는 종목 피하라”
- 국산 배터리 심은 벤츠 전기차, 아파트 주차장서 불에 타
- [단독] 신세계, 95年 역사 본점 손본다... 식당가 대대적 리뉴얼
- [그린벨트 해제後]② 베드타운 넘어 자족기능 갖출 수 있을까... 기업유치·교통 등 난제 수두룩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
- 계열사가 “불매 운동하자”… 성과급에 분열된 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