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추창민 감독 "故 이선균, '살 사람은 살아야' 대사에 울컥" [인터뷰M]

김경희 2024. 8. 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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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행복의 나라'로 8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추창민 감독을 만났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26일 대통령이 암살을 당한 그 사건부터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주도한 12·12 군사반란으로 이어지는 시간 사이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을 다룬 영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영화 속에는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선균이 연기한 박태주는 박흥주 대령을 모델로 한 것. 감독은 "유족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상영된다는 걸 알고 계신다. 그분을 대리하는 서울고등학교 동창이 있다. 유족은 '영화를 만드는 건 당신의 자유, 관여하지 않겠다'라고 하셨고 이번에 시사를 하면서 서울고 동창분들이 몇 분 오셔서 영화를 보셨다."며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것에 대해 유족과는 어떻게 소통했는지를 밝혔다.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그의 보좌관이었던 박흥주 대령에 대해서는 대중에게 알려진 게 많지 않은 편이다. 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도 없었다.

추창민 감독은 "이들의 재판에 대한 자료는 사실 찾아보면 엄청나게 많다. 유튜브에도 많고 국회도서관에 가면 법정에서 했던 모든 이들의 말이 자세하게 공개되어 있다. 그래서 법정에서의 장면은 그날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95% 가까이 사실적으로 담았다. 다만 그들의 대사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대사까지 섞여 한 인물이 이야기한 것 같이 보이기는 했다."며 법정에서의 박태주의 대사들은 대부분이 실제였음을 강조했다.

감독은 "박흥주 대령의 사진을 찾아보시면 영화 속 이선균과 상당히 비슷하다. 그 사진을 이선균에게도 보여줬는데 이선균이 사진 속 인물을 너무 좋아했다. 강직해 보이고 얼굴 선이 좋다며 이런 식으로 분장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헤어와 수염을 비슷하게 했다. 분장의 갑옷을 입으면서 이선균의 연기도 무기를 얻게 되었을 것"이라며 이선균이 박태주를 실제 인물에 근접하게 청렴하고 강직한 군인으로 연기한 비결을 대신 설명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영화 속 박태주가 놓인 상황과 현실의 이선균의 상황은 공교롭게도 많은 부분 겹쳐 보여 아무리 별개로 놓고 보려 해도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감독도 비슷한 마음이라고 하며 "영화의 편집을 끝내놓고 CG와 후시녹음을 남겨둔 상황에 이선균의 사건이 있었다. 점점 사건이 커지고 안타까운 상황이 오면서 꽤 오랫동안 아무것도 못하겠더라. 한참 지나 다시 작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편집본을 다시 보는데 그전까지는 박흥주로 보이던 인물이 이제는 이선균으로 보여서 고민이 되었다. 영화 속 '살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대사가 나오는데 너무 그렇더라. 조정석의 대사 중 '그냥 심판받으라'라고 하는 대사도 마음에 걸리고... 의도한 건 전혀 아니었다. 그냥 받아들이는 관객의 마음에 맡기려 한다"며 애써 영화 속 인물과 현실을 분리해 달라는 당부를 하지 않고 느껴지는 대로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실제 사건을 찾아보면 박흥주 대령이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가 꽤 많으며 그 내용을 보면 누구도 눈물을 감출 수었을 거라고도 했다. 추창민 감독은 "엔딩크레디트에 편지를 올리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너무 한 인물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 같더라. 관객들에게 감정적으로 좋을 수 있겠지만 저는 한 인물보다는 그 시대를 봐줬으면 좋겠어서 편지를 넣지는 않았다."라고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이 시대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더 생기는 관객이라면 박흥주 대령의 편지를 찾아보시는 걸 추천한다며 영화를 더 깊이 있게 즐기는 팁도 알려줬다.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행복의 나라'는 8월 14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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