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체제 붕괴 신호탄 된 YH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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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에 중국이 핵실험을 하고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았다.
중국 사람 머리카락을 사서 쓰던 이탈리아 가발 산업이 휘청.
경영 실패를 노동자가 책임지는 모양새였다.
"요즘 사람은 와이에이치 사건이 왜 그토록 큰 사건이라고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안 갈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과 부마항쟁은 박정희 유신 체제를 파국으로 몰고 간 양대 사건이다." 와이에이치 노동자의 투쟁에 영향을 받고 부산대에서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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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다] 김경숙 (1958~1979)
1964년에 중국이 핵실험을 하고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았다. 중국 사람 머리카락을 사서 쓰던 이탈리아 가발 산업이 휘청. 그때 한국의 가발 산업이 치고 올라갔다. 와이에이치(YH)무역은 미국에 가발을 팔았다. 1970년에는 수출 순위 15위였다. 그런데 문어발식 사업 확장 때문에 위기를 맞았다. 경영자가 미국으로 재산을 빼돌렸다고도 했다.
가족을 책임지던 와이에이치무역의 여성 노동자. 밤 10시까지 일하는 날은 “야식으로 보름달 빵을 받았는데, 그 빵을 모아 시골에 있는 가족에게 소포로 부쳐주는 ‘빵계’가 있었다”고 했다(서중석). 그런데 1979년에 회사는 일방적으로 폐업을 공고했다. 경영 실패를 노동자가 책임지는 모양새였다. “우리를 나가라면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 노동자들은 싸웠다.
1979년 8월9일, 170여명의 여성 노동자가 신민당사에 들어가 농성을 시작했다. 그때 야당 신민당의 지도자는 김영삼이었다. “내 이름 석 자와 신민당의 이름을 걸고 여러분의 요구를 관철시키겠다.”
박정희 정권은 일방적으로 경영자 편을 들었다. 강제해산을 박정희가 재가했다는 증언. 8월11일 새벽에 1천여명의 경찰을 투입했다. 김영삼과 다른 국회의원들이 폭행당하고 기자도 열두명이 부상. 노동자들은 붙들려 갔다. 이때 노동자 김경숙이 목숨을 잃었다. “스스로 손목 동맥을 긋고 뛰어내렸다”는 당국의 설명을 믿는 사람은 없었다. 동맥을 절단한 흔적은 없고 뒤통수에 치명상이 있었다고 했다. 폭력 진압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때 김경숙의 나이는 스물한살.
서중석 선생은 말한다. “요즘 사람은 와이에이치 사건이 왜 그토록 큰 사건이라고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안 갈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과 부마항쟁은 박정희 유신 체제를 파국으로 몰고 간 양대 사건이다.” 와이에이치 노동자의 투쟁에 영향을 받고 부산대에서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다. 부마항쟁이 일어나자 박정희는 차지철과 강경 진압을 검토한다. 10월26일에 김재규가 두 사람을 쏜다. 김재규가 둘을 쏜 속내는 여전히 수수께끼지만.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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