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8월 국회서 구하라법·간호법 등 비쟁점법안 처리 합의
여야가 8월 임시국회에서 일명 ‘구하라법’과 간호법 등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여·야·정 협의체 구성의 시점 등을 두고는 이견을 확인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출범하는데 의미를 둔 반면 민주당은 전날 제안한 영수회담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배준영 국민의힘·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배 수석은 회동 후 “8월 중 얼마 남지 않은 본회의 중에서라도 쟁점이 없는, 꼭 필요한 민생법안은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구하라법’이나 간호법의 경우 국민의힘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충분히 여야 합의 처리 할 수 있다”며 “전세사기특별법은 쟁점이 남은 게 있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하라법’은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에 대해 상속권을 배제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이다. 가수 구하라씨 사망 후 구씨를 양육하지 않은 친어머니가 상속권을 주장한 일을 계기로 법 개정이 추진됐다. 간호법 제정안은 진료지원(PA) 간호사 법제화를 담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논란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우는 차원에서 여야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세사기특별법은 피해주택 경매 후 차익을 퇴거하는 피해자에게 주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주택을 낙찰받아 10년동안 월세를 면제해주는 방안 등에 여야가 의견 접근을 이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미세 조정할 부분이 남았는데 큰 줄기는 다 잡혀서 이견 때문에 합의가 깨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 속 취약계층 전기료 감면도 여야 공감 속에 소관 상임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산자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전기료 감면 법안을 소개하고 “당장 상임위를 가동하자”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에너지 취약계층 130만 가구를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1만5000원 추가 지원하겠다”고 당정 논의 결과를 밝혔다. 산자위 야당 간사인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폭염 대책 논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에너지 바우처 재원에 대한 우려를 표출했다.
이날 수석 회동에서 여·야·정 민생 협의체 구성을 두고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배 수석은 “조건과 단서 없이 협의체를 만들어서 빨리 처리할 수 있는 건 하자”고 말했다. 박 수석은 “전제조건은 역시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모든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그런 모습만 있을 때 과연 여야가 발전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박 수석은 또 “영수회담을 진지하게 보고 대통령이 (양당) 원내대표도 초대하는 상설협의체를 구성하고 (그 후에)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실무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배 수석은 “여·야·정 협의체 관련된 것은 조금 이견은 있지만 좀 더 숙의하고 협의해나가는 과정을 거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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