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보험 등 무사고 환급 허용…임신·출산보험도 개발

제2차 보험개혁회의 개최
10대 추진 전략 및 60개 이상 과제 발굴

여행자보험 등 논란의 중심이었던 '무사고 환급'이 최종 허용됐다. 사고 이력이 있는 대리운전기사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증제도 등을 도입한다. 보험금 지급 거절과 허위·과장 광고 등 민원이 잦았던 문제도 하나둘 해결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8일 제2차 보험개혁회의를 개최했다. 금융소비자학회 등 학계·유관기관·연구기관·보험회사·보험협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보험개혁회의 운영경과 및 향후계획, 보험산업 신뢰도 제고방안, 국민체감형 보험상품 개선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계제도·보험민원·산업구조 모두 손본다

보험개혁회의는 이날 10대 전략과 60+α 과제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80여명의 보험회사 실무자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5개 산하 실무반을 운영한 결과다. ▷관련 기사: 이달 보험개혁회의, 보험 인수한도 제어 '만지작'…과당경쟁 '메스'(8월2일)

10대 추진 전략은 △단기적 이익에 급급한 상품개발 관행 개선 △불필요한 실손보험 비급여 차단 및 필수의료기능 강화 지원 △불분명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제시 △위험상품 판매에 비례한 자본적립 규율(K-ICS) 마련 △보험금 신속 지급 및 잦은 보험 민원 유발요인 감독방안 모색 △불완전판매 책임강화 및 내부통제 구축 △GA의 불완전판매 책임과 내부통제 규율 강화 △보험사 역할을 생애전반 토탈 서비스 제공으로 확대 △인구·구조·기후변화에 대응한 보험 산업구조 개편 지원 △보험부채 거래시장 활성화 검토다.

보험개혁회의는 연말까지 매월 열리며 10대 전략을 기반으로 60개 이상의 과제를 논의한다. 국민 관심도가 높은 IFRS17, 실손보험, 판매채널 개선 과제 등이 포함된다. 이날 금융당국은 해당 과제 중 국민생활과 직결된 과제부터 우선 논의해 발표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당국에서는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30여 개의 보험회사를 현장 방문해 보험 개혁 전략과 과제를 마련했다"며 "연말까지 매월 회의를 개최해 종합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무사고 환급금 허용하고 임신·출산 보험 개발

먼저 자주 제기되는 보험 민원을 중심으로 보험산업 신뢰도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생활 밀착형 개혁 과제로는 △무사고 환급금 허용 △사고 이력 대리운전기사 보험 할증제도 도입 △임신·출산 보험 개발 △간단보험대리점 생명보험 판매 확대 등을 제시했다.

최근 일부 손보사가 출시한 '무사고 환급금 지급 상품'을 허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이 여행자보험으로 출시했지만, 보험상품의 취지에 어긋났다는 논란이 있었다. 당국은 무사고 환급금을 보험업법상 특별이익으로 보고, 특별이익 한도와 사업비 할인방식 등을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사고 이력으로 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생계를 위협받던 대리운전기사를 위해 할인·할증제도를 도입한다. 사고 건수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해 할증하고, 무사고 기간에 따라 할인하는 제도다. 또 대리운전자보험 인수기준을 완화해 사고이력이 많은 기사의 보험가입 기회를 확대한다.

당국은 임신·출산을 보장 대상으로 편입하기로 했다. 임신·출산 시 의료비와 일시적 소득 상실, 산후 관리 등에 따른 경제적 부담 해소를 위해서다. 이를 통해 약 20만 명의 임산부의 보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간단보험대리점에서 생명보험과 제3보험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간단보험대리점이란 본업이 보험이 아닌 업체 중 본업과 관련된 간단한 보험상품 판매 허가를 받은 곳을 뜻한다. 동물병원의 펫보험 판매, 여행사의 여행자보험 판매 등으로 현재는 손해보험만 가능하다.

이하은 (haeun@biz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