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본토 공격받자 “키이우까지 진격해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자국군을 진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텔레그램에 “우리는 오데사, 하리코프(하르키우), 드네프로페트롭스크(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니콜라예프(니콜라이우)를 향해, 키예프(키이우)와 그 너머를 향해 아직 남아있는 우크라이나 깊숙이 움직일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용납할 수 있고, 이롭다고 여겼을 때만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그간 핵전쟁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거친 발언을 거듭 쏟아내 왔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동·북부 지역에서만 지상전을 개시했는데,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번 발언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심장부인 키이우에 자국 지상군을 동원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같은 날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긴급 안보회의를 열고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회의 서기,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 등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도발”로 지칭했다. 그는 대책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정권은 또 다른 대규모 도발을 감행해 민간 건물과 주택, 구급차에 로켓 등 다양한 무기를 무차별 발사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자국 국경과 맞닿아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탱크와 장갑차, 보병 등을 진입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1000명 규모의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를 공격해와 격퇴했다고 주장했지만, 현지에선 아직도 양국 군 간에 교전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투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이후 러시아 영토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군사 충돌로 평가된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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