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순살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원인 '이렇게' 나왔다

김창성 기자 2024. 8. 8. 14: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 이른바 '순살아파트' 논란을 불러온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허술한 관리·감독 전관 특혜 때문이라는 감사원의 감사보고서가 공개됐다.

8일 감사원이 공개한 'LH 전관특혜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LH 자체 조사에서 무량판 설계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17개 지구를 대상으로 LH가 구조설계 감독을 적정하게 했는지 점검한 결과 16개 지구에서 건축구조설계 단계부터 오류가 발견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H 시공오류·설계오류 무더기 발견… 관련 '시공 상세도' 그대로 승인
감사원, 허술한 관리·부정 하도급 승인 등 적발한 감사보고서 공개
감사원이 지난해 인천 검단아파트 부실 시공에 따른 지하주차장 붕괴와 관련된 LH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사진은 당시 붕괴 현장 모습. /사진=뉴스1
지난해 이른바 '순살아파트' 논란을 불러온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허술한 관리·감독 전관 특혜 때문이라는 감사원의 감사보고서가 공개됐다.

8일 감사원이 공개한 'LH 전관특혜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LH 자체 조사에서 무량판 설계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17개 지구를 대상으로 LH가 구조설계 감독을 적정하게 했는지 점검한 결과 16개 지구에서 건축구조설계 단계부터 오류가 발견됐다.

2개 지구, 229개 기둥에서는 구조설계 과정에서 건축구조설계 업체가 전단보강도면 작성 자체를 누락됐다. 전단보강도면은 전단보강근 설치 방법 등을 나타낸 도면을 뜻한다.

공사비 절감을 위해 도입한 무량판구조는 수평 보(梁) 없이 슬래브(slab·바닥이나 천장을 구성하는 평판 구조물)와 기둥만으로 지하주차장을 만든다.

무량판구조는 기둥과 인접한 슬래브 주위의 강도가 약하면 슬래브가 뚫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전단보강근 설치가 필수지만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전단보강근' 미설치로 무너졌다.

전단보강근 설치 위치와 개수를 잘못 표기한 경우(1개 지구, 72개 기둥)나 건축계획 변경으로 기둥이 재배치됐음에도 전단보강근 변경이 검토되지 않은 경우(11개 지구, 91개 기둥)도 다수 확인됐다.

감사원은 설계오류와 함께 시공오류도 곳곳에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LH 자체 조사에서 무량판 시공오류가 확인된 7개 지구를 점검한 결과 7곳 모두에서 LH가 시공감독을 소홀히 해 부실시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LH는 시공사가 전단보강근을 누락한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전단보강근을 기둥 상부 슬래브가 아닌 기둥 하부에 잘못 설치하도록 작성된 시공상세도를 그대로 승인했다는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LH는 건축사무소의 부당 하도급도 방치했다. 감사원은 건축사무소가 LH 승인 없이 구조도면 작성을 '구조사무소'가 아닌 건축도면 업체에 부당하게 재하도급을 했는데도 LH가 이를 방치했다고 짚었다.

건축사무소가 규정을 어기고 '구조계산'과 '구조도면' 작성을 분리해 하도급하는 것도 승인했다. 구조계산을 이해하는 구조 설계사가 도면 작성까지 함께 해야 설계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9개 지구 건축사무소들이 하도급 대금을 실제 지급액보다 많이 지급한 것처럼 은행 거래내역을 변조해 LH에 제출한 점도 파악했다. 이 가운데 4개 지구에서는 하도급 대금을 준 뒤 일부를 되돌려 받아 이익을 남겼다.

감사원은 설계와 공사 감독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LH 직원 3명은 경징계 이상 문책을 요구했다. 하도급과 관련해 문제가 된 17개 건축사무소는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했다. 지급증빙 변조 혐의가 있는 3개 업체는 대검찰창에 수사도 요청했다.

감사원의 감사보고서 공개에 대해 LH는 공식 입장을 짧게 내놨다. LH 관계자는 "계약 공정성 제고를 위해 업체선정 권한을 조달청에 이관하는 등 제도 개선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관 유착 행위의 경우 철근누락 아파트 부실시공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며 "비위행위 관련자는 사실 확인 즉시 직위해제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