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 전략 발표한 날…김범수 구속 기소

이주현 2024. 8. 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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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정신아 대표 "하반기 AI 채팅 앱 출시"
카카오톡 아닌 별도 앱으로
매출 2조원 돌파...전년 比 4.2%↑
김범수 창업자는 구속 상태로 재판
사진=연합뉴스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카카오가 올해 안에 AI 채팅 앱을 공개하는 쪽으로 사업 승부수를 띄웠다. 카카오톡이 아닌 별도 앱으로 AI를 시장에 푸는 전략을 택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치르게 됐다.

 하반기 AI 채팅 앱으로 B2C 공략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8일 진행했다. 시장의 관심은 카카오가 공개할 AI 성장 전략에 쏠렸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올 하반기에 카카오의 강점이자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대화형 플랫폼 형태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집중하기보다는 비용 효율을 고려해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해 수익화 가능성을 탐색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지난 2분기 사업 부문별 매출. 카카오 제공


그간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통해 AI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 2분기 평균 기준 4893만명에 달한다. 국내 인구의 95% 이상이 쓰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카카오가 AI 시장 영향력을 단기간에 키울 것이란 관점이 우세했던 이유다. 정 대표는 “AI 환각 영향을 최소화하고 시장 반응을 보며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우선 카카오톡 내부가 아닌 별도 앱으로 (AI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수익 확대도 노린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새로운 광고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프로필 기능도 개선해 소상공인이나 인플루언서 등의 사업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쇼핑 탭에선 구매 이력에 기반한 추천 기술의 수준을 높여 카카오톡 이용자마다 다른 화면이 나오도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마케팅 도구와 콘퍼런스 채팅 기능을 카카오톡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AI와 연관성 부족하면 핵심 아냐”

실적은 선방했다. 카카오의 지난 2분기 매출은 2조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 늘었다.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5% 증가했다. 모빌리티·페이 등 기타 플랫폼 매출이 3535억원으로 18% 늘며 성장을 주도했다. 다만 게임 매출(2335억원)이 같은 기간 13.1% 줄어든 건 뼈아팠다. 웹툰과 웹소설을 포함하는 스토리 매출(2157억원)도 6.6% 감소했다. 일본 웹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비가 늘어난 부담도 컸다.

카카오는 사업을 가지치기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대표 선임 이후 모든 카카오 계열사에 사업 핵심을 정의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는 “본사의 경우엔 카카오톡과 AI를 통한 혁신이 핵심이자 본질”이라며 “AI와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올 하반기 중 해당 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카카오가 실적 악화에 직면한 카카오게임즈의 일부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남부지검 금용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혐의를 받는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재판에서 사실 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겠다”며 “정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도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대외적 환경에 어려움이 있어 주주 여러분의 우려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든 서비스가 차질 없이 운영되고 서비스 본질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그룹사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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