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부터 치료까지, 세계 최초 AI 치과 로봇… 두시간 걸리던 충치 치료 15분에 끝내

송복규 기자 2024. 8. 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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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실제 환자의 충치를 진단부터 시술까지 모두 로봇으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이 로봇을 활용하면 환자가 치과에 여러 번 가지 않고 단 15분 만에 충치를 없앨 수 있다.

퍼셉티브가 개발한 치과 로봇은 환자의 구강 내부를 촬영해 3D(입체) 이미지로 만들고 AI로 시술 계획을 세운 뒤 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치과 로봇이 빠르고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은 '광간섭단층촬영(OCT)' 기술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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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퍼셉티브, 자율로봇 ‘크라운 치료’ 시연
광단층촬영으로 충치 찾아 치료
“책임 소재·시장 불평등 문제 해결해야”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셉티브(Perceptive)가 개발한 치과 로봇으로 충치를 없애는 크라운 치료를 받는 모습./퍼셉티브

미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실제 환자의 충치를 진단부터 시술까지 모두 로봇으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이 로봇을 활용하면 환자가 치과에 여러 번 가지 않고 단 15분 만에 충치를 없앨 수 있다. 치과 로봇은 치과 의사가 부족한 나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퍼셉티브(Perceptive)는 “AI 기반 치과 로봇을 개발하고 사람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의 시술을 했다”고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시술하는 로봇뿐 아니라 구강 구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영상 촬영 시스템도 함께 만들었다. 진단부터 치료까지 모두 로봇이 하는 셈이다.

퍼셉티브가 개발한 치과 로봇은 환자의 구강 내부를 촬영해 3D(입체) 이미지로 만들고 AI로 시술 계획을 세운 뒤 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번 시연에서는 충치를 치료하는 ‘크라운 시술’을 진행했다. 크라운 치료는 치아의 충치 부분을 없앤 뒤 치아 형태를 닮은 보철물을 씌우는 치료다. 충치로 치통이 발생했을 때 흔히 하는 치료법이다.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셉티브(Perceptive)가 개발한 ‘광 간섭 단층 촬영(OCT)’ 스캐너./퍼셉티브

퍼셉티브의 치과 로봇이 크라운 치료를 완료하는 데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크라운 치료는 환자가 치과를 두 번 정도 방문해 한 시간씩 받는다. 영국 가디언지는 퍼셉티브의 치과 로봇을 두고 “사람 치과의사가 충치를 치료하는 시간보다 8배 넘게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치과 로봇이 빠르고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은 ‘광간섭단층촬영(OCT)’ 기술 덕분이다. OCT는 빛이 생체 조직 안에서 산란하는 3차원 이미지를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단위로 촬영하는 의료 영상 기술이다. 해상도가 좋은 이미지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촬영 중 움직이면 이미지가 흐릿해져 치과에서 잘 사용하지 못했다.

퍼셉티브는 치과의사가 손에 들고 구강 구조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새로운 OCT 스캐너를 개발했다. 이 스캐너는 기존 장치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구강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엑스레이로 충치를 찾을 땐 정확도가 30%에 머물렀지만, OCT 스캐너의 정확도는 90%에 달했다. 치과용 컴퓨터단층촬영(CBCT)도 정확도가 40% 수준이다.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셉티브(Perceptive)가 개발한 치과 로봇./퍼셉티브

치과용 로봇은 과거부터 치과의사 보조용으로 많이 개발됐다. 중국 베이항대 로봇연구소는 지난 2017년 한 여성에게 임플란트(인공치아) 2개를 삽입하는 자율로봇 시술을 진행했다. 당시 로봇은 0.2~0.3㎜ 오차범위 내에서 임플란트를 넣는 데 성공했다. 이는 임플란트 시술에서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오차범위다.

치의학계에서도 AI와 로봇을 활용한 시술이 점점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의 경우 치과의사 한 명 당 환자가 2365명에 달할 정도로 치과의사가 부족하다. 치과 로봇은 치과의사의 부담을 줄이고 환자가 진료를 받을 기회를 넓힐 수 있다. 정명진 가디언즈치과의원 원장은 “치과 로봇은 진료 시간을 단축하고 치과의사의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치과 로봇이 보편화되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정 원장은 “치과 로봇이 의사에게 권한을 위임받아 진료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사와 제조사 중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윤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비용적인 측면에서 치과 로봇이 대형 치과 중심으로 활용돼 시장을 불평등하게 만들 수 있어 치과계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Perceptive(2024), https://www.businesswire.com/news/home/20240730980575/en/Perceptive-Completes-World%E2%80%99s-First-Fully-Automated-Dental-Procedure-on-a-Human-Using-AI-Driven-Robotic-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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