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코 앞인데", 독립기념관장 취임 갈등

윤평호 기자 2024. 8. 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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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일궈온 경험과 전문성, 인적 네트워크 능력을 총동원해 독립기념관 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제13대 독립기념관장으로 김형석 전 총신대 교수가 8일 취임했다.

취임식에서 김형석 관장은 독립운동 핵심가치 선도를 위한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활성화, 국민의 역사의식 함양을 위한 전시와 교육 사업 강화 등 3가지를 독립기념관 중점 운영사항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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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13대 독립기념관장 취임, 연구소 활성화 등 포부 피력
광복회 회원들 취임 반대 기자회견 맞불, 사회단체 집회 예고
8일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취임식 뒤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윤평호 기자

[천안]"평생 일궈온 경험과 전문성, 인적 네트워크 능력을 총동원해 독립기념관 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제13대 독립기념관장으로 김형석 전 총신대 교수가 8일 취임했다. 3년 임기의 김 관장은 "지금의 독립기념관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관장의 취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불거져 제79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기념관이 몸살을 앓고 있다.

광복회 이해석 이사와 회원 20여 명은 김형석 관장의 취임식 장소인 천안시 동남구 목천면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 앞에서 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가졌다. "친일관장 사퇴하라" 등의 어깨띠를 두른 광복회 회원들은 기자회견에서 "독립운동의 성지이자 독립정신의 산실인 독립기념관장에 일제 식민 지배를 미화한 뉴라이트 인사릉 임명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신임 관장이 퇴진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석 이사는 "오는 12일부터 김 관장의 출근저지 활동을 매일 벌이겠다"고도 말했다. 김 관장 취임에 항의하는 광복회 회원들이 침묵 시위를 위해 취임식 장소로 이동하려 하자 독립기념관 사무처 직원들이 저지하며 한동안 대치 상황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김 관장의 취임식은 당초 시간보다 50여 분 늦게 시작했다.

취임식에서 김형석 관장은 독립운동 핵심가치 선도를 위한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활성화, 국민의 역사의식 함양을 위한 전시와 교육 사업 강화 등 3가지를 독립기념관 중점 운영사항으로 제시했다. 김 관장은 "연구환경 개선과 책임성 강화, 보다 질 높은 연구 성과 창출과 확산을 통해 국내 최고의 연구소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기내 전문도서관 건립과 인력 확충도 약속했다.

8일 광복회 회원들이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 앞에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취임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평호 기자

김 관장은 취임식 뒤 관장실로 자리를 옮겨 기자간담회를 갖고 본인을 둘러싼 뉴라이트 비판이나 사퇴 요구를 반박했다.

김형석 관장은 "학생운동권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다가 보수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일반적으로 뉴라이트라고 하고 역사학계는 일제 식민지배에 동조하는 학자들을 뉴라이트라고 하는데 (본인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내가 뉴라이트라는 것을 광복회장한테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또 "성심껏 근무할 것이고 어떠한 경우도 사퇴할 이유가 없고 사퇴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1948년 8월 정부수립으로 건국이 완성 됐다"며 "그 이전 피 흘린 독립운동가 활동을 폄훼하거나 부정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친일인명사전은 학계나 정부에서 엄밀한 재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비슷한 시각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는 천안의 14개 단체로 이뤄진 천안민주단체연대회의가 기자회견을 통해 김 관장 해임을 위한 범시민대책위 구성과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해임을 촉구하며 10일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역위원회가 독립기념관에서 주최하는 규탄 집회 참석, 1인 시위 전개, 15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정의당 충남도당, 진보당 천안시위원회도 7일과 8일 성명과 논평을 통해 김형석 관장의 임명을 비판했다.

한편 김형석 관장은 건국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오산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단국대 대학원에서 사학 석사를, 경희대 대학원에서 사학 박사를 취득했다. 안익태기념재단 연구위원장, 한민족복지재단 회장, 고신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재단법인 대한민국 역사와 미래 이사장 출신인 김 관장의 임기는 2027년 8월 7일까지 3년이다.

8일 천안민주단체연대회의가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해임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구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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