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잡아오면 2만원 드려요”

강원도 가마우지 포획 포상금 내걸어

강원도 강릉시 경포호 안 월파정 주위를 차지하고 있는 민물가마우지의 모습. 연합뉴스

급증하는 민물가마우지 탓에 어족자원 감소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포획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생태계 보호와 내수면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민물가마우지 포획 예산 2600만원을 확보해 지급한다고 8일 밝혔다. 지급 대상은 원주와 영월, 평창, 양구, 인제 등 5개 시·군으로 강원도뿐 아니라 타 시·도에서도 민물가마우지 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보상금까지 지원하는 곳은 강원도가 처음이다. 포획 보상금은 1마리당 2만원이다.

원래 겨울 철새였던 민물가마우지는 텃새가 된 이후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 배설물로 주위 수목을 하얗게 변하게 하는 ‘백화 현상’을 일으키고, 하루에 1㎏에 가까운 물고기를 잡아먹는 식성 탓에 내수면 어업인들의 어획량 및 토종 어류의 개체수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그동안 강원도는 민물가마우지 집단번식지 둥지 제거와 나무 가지치기 등 포획이 아닌 방법으로 둥지 형성과 번식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개체수 감소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강원도는 민물가마우지 개체수 조절을 위해 유해야생동물 지정이 필요하다고 환경부에 수차례 건의했으며, 그 결과 지난해 7월 야생생물법이 개정돼 지난 3월부터 피해가 발생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 허가를 받아 총기 포획이 가능해졌다.

강원도가 2022년 강원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강원도내 민물가마우지는 9개 시·군 하천과 호수, 저수지 등 42곳에서 2만마리 이상이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강원도내 내수면 어획량이 2017년 933톤에서 2021년 613톤으로 줄었는데 이는 텃새화된 민물가마우지 영향이 큰 것으로 강원도는 추정하고 있다. 2022년 1월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실시한 조류 동시 총조사에서는 국내에 3만2196마리가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중기 강원도 산림환경국장은 “앞으로 주요 서식지 점검과 포획을 통해 생태계를 지키고 어족자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