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음지의 총감독 장영술…"엘리슨 화살 쏜 순간 김우진 승리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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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 슛오프, 금메달의 주인을 결정하는 마지막 한 발의 싸움.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의 화살이 시위를 떠난 바로 그 순간, 장영술(64)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김우진(청주시청)의 승리를 직감했다.
'지구 최강' 한국 양궁을 지난 30년 넘게 책임져 와 '음지의 총감독'으로도 불리는 장영술 부회장은 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엘리슨이 화살을 쏘는 순간, 김우진이 이겼다고 확신했다"며 다시 한번 전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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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 슛오프, 금메달의 주인을 결정하는 마지막 한 발의 싸움.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의 화살이 시위를 떠난 바로 그 순간, 장영술(64)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김우진(청주시청)의 승리를 직감했다.
'지구 최강' 한국 양궁을 지난 30년 넘게 책임져 와 '음지의 총감독'으로도 불리는 장영술 부회장은 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엘리슨이 화살을 쏘는 순간, 김우진이 이겼다고 확신했다"며 다시 한번 전율했다.
지난 4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김우진은 슛오프 접전 끝에 엘리슨을 꺾고 3관왕에 올랐다. 불과 4.9㎜ 차 금메달이었다.
5세트에서 나란히 10점만 세 발씩 쏜 두 선수의 승부는 슛오프로 이어졌다.
김우진이 먼저 쏜 화살은 10점과 9점 사이 선에 걸쳤다.
장영술 부회장은 김우진의 '10점'에도 "솔직히 걸친 순간…. 양궁하는 사람들은 알지만…. 허허"라며 승리를 전혀 장담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길 확률도, 질 확률도 50% 정도로 봤다는 장 부회장은 "엘리슨도 굉장히 잘하는 선수다. 얼마든지 엑스텐(10점 정중앙)을 쏠 수 있는 실력이 있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의 불안감은 이내 환희로 바뀌었다.
장 부회장은 "엘리슨이 쏘는 순간, 화살이 과녁에 꽂히기 전에 이미 (김우진의 승리를) 알았다"며 "엘리슨이 욕심을 내는 게 보이더라. 아니나 다를까, 욕심낸 만큼 벗어나더라"라고 당시 순간을 돌아봤다.
엘리슨의 마지막 화살 역시 10점과 9점 사이 선에 걸쳤다.
그러나 김우진의 화살이 엘리슨의 것보다 과녁 중앙에 4.9㎜ 가까운 걸로 판정, 김우진이 극적으로 3관왕을 완성했다.
여자 대표팀의 단체전 10연패도 빼놓을 수 없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여자 대표팀의 기량을 두고 '불안하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계속 나왔다.
'에이스' 임시현(한국체대)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올랐다지만 올림픽은 처음이었고, 전훈영(인천시청)과 남수현(순천시청)은 국제 대회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장영술 부회장은 "국제대회는 물론, 국내대회에서 변변한 입상 전적도 없었고, 국가대표 간 스페셜 매치를 하면 올림픽 대표팀보다 더 잘 쏘는 선수들이 외부에 있었다"며 "그래선지 양궁 팬이나 국민들은 '왜 이 선수들을 데리고 나가냐?'고 하기도 했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한국 양궁이 아무리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기로 유명하다지만, 장 부회장 역시 사람인지라 조금의 불안감은 안고 있었다.
장 부회장은 "안 불안했다면 거짓말이다. 그 불안함까지도 완벽하게 준비했고, 준비한 만큼의 결과가 있을 거라는 믿음은 있었다"며 "선수들도 솔직히 얘기하더라. 다리가 너무 떨리고, 너무 불안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여자 대표팀이 결승전에서 중국을 슛오프로 꺾고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진 10연패를 완성한 직후 장 부회장은 펑펑 울었다.
가장 불안했던 전력이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내는 출발점이 됐기 때문이다.
대표팀 감독으로 5번, 전무이사로 1번, 부회장으로 2번, 총 8차례 올림픽을 경험했다는 장 부회장은 2024년의 파리가 "가장 극적인 올림픽이었다"고 표현했다.
전 종목 석권, 여자 단체전 10연패, 사상 첫 남자 개인전 멀티 메달 등은 "있을 수 없는 성적"이라며 감격했다.
장 부회장은 파리행을 사흘 앞둔 지난달 13일,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선수들을 위한 장어덮밥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까지 가져왔다며 그의 세심한 배려와 애정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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