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보호구역 무단침입 기밀 빼낸 20대, 집행유예

군 수사관 폭행한 부친도 집유

대구지방·고등법원. /조선일보DB

해군에 복무하던 중 군사보호구역에 수차례 무단 침입하고 군사기밀을 빼낸 20대 남성 등 2명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종길)는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22)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A씨의 부친인 B(5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3~4월 부산의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하던 중 미인가 출입증을 사용해 군사 보호구역인 의무실에 9차례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전산 조작을 통해 해당 출입증에 출입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의무실 비밀보관함을 열어 군용물이자 군사 3급 비밀인 전산보호소프트웨어(암호 모듈)를 꺼내 자신의 생활관으로 가져간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같은 해 8월 군 복무 부적합 등 사유로 의병 전역했고, 2개월 뒤 군 수사당국이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A씨와 부친인 B씨는 군 수사관에게 물건을 던지는 등 폭력과 욕설을 하며 저항해 둘 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A씨가 군사보호구역에 무단 침입했고, 군용물을 외부 유출할 경우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데다, 범행 후 태도가 불량하고 수사관을 폭행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A씨가 훔친 군용물은 인증서 만료 이후 사용하지 않던 것이며, 기밀이 외부로 유출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