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협의체 불발…野 "尹부터 변해야, 영수회담 우선"

여야, 8월 임시국회에서 '구하라법', '간호법' 등 통과 합의
비쟁점 민생법안 처리 위한 '여야정 협의체'는 무산
與 "조건 없이" vs 野 "尹,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부터"

국민의힘 배준영(오른쪽)·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여야정 민생 협의체(협의기구) 구성과 관련해 실무 협의를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8일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정 민생 협의체' 구성을 논의했지만 무산됐다. 여당은 "조건 없이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야당은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정하는 게 우선"이라며 "영수회담이 먼저"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국민의힘 배준영,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만나 양당 원내대표가 제안한 협의체 구성 문제 등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이들은 회동에서 '민생법안 처리'에는 뜻을 모았지만, 협의체 구성을 두고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 원내수석은 "전쟁을 하더라도 앰뷸런스는 다닌다.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이 훨씬 넘었는데, 여야가 정쟁에 휩싸여 있고 손에 잡히는 결과가 없고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쟁점 법안이나 이런 것을 제외한 여야가 타협 가능하고 별 무리 없이 통과시킬 수 있는 것은 여야정 실무 협의체를 통해 통과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실무적인 여야정 협의체는 조건 없이 구성하자는 생각이었다"며 "아무런 조건과 단서 조항 없이 실무 협의체를 만들어서 빨리 처리할 수 있는 건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당의 입장은 달랐다. 박 원내수석은 "쟁점이 없는 법안은 언제든 통과시킬 수 있다"면서도 "지금의 국정 난맥상 특히 우리나라 국가 위기 상황에서 돌파구는 어디서 찾을 것인가. 전제 조건은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전환하고 국가 위기 극복에 있어서 대통령의 리더십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안 진단이나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여야 영수회담을 진지하게 한 뒤, 국가 어젠다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실무 협의체를 만드는 게 더 낫다"며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서 조언도 구하고 요청도 하고 부탁도 하고 그런 가운데 정치가 살아나는 것이지, 지금 정치가 전혀 살아나지 않는 상태에서 실무 협의가 실효성이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다만 협의체 구성을 위한 논의는 추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배 원내수석은 "차근차근 과정을 거친다는 의미에서 (협의체를) 제안한 것이다.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수석 또한 "(협의체를) 안 한다는 게 아니라 실효성과 효과를 거두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 원내수석은 이번 회동을 통해 8월 임시국회에서 이견이 적은 이른바 '구하라법'과 '간호법' 등은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구하라법은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속인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이고, 간호법은 진료지원 간호사 제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전세사기 특별법'의 경우 쟁점이 남아 있어 우선 여야 간 조정을 거치기로 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sms@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