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으로 모두 탕진”...300여명 직원 월급 빼돌린 사주 구속 기소

검찰 로고. /조선일보 DB

300여명의 근로자 임금과 회사자금을 빼돌려 도박에 탕진한 사업주가 구속 기소됐다.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2부(류주태 부장검사)는 8일 업무상횡령과 근로기준법 위반, 도박 등 혐의로 A(43)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인력파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11월 원청업체로부터 근로자 319명에 대한 임금과 하도급금 명목으로 6∼7억원을 받은 뒤 이 중 4억500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빼돌린 돈을 60여 차례에 걸쳐 인터넷 도박 바카라 게임을 하다 모두 탕진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A씨는 임금 체납으로 진정을 당하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대지급금을 받게 해 주겠다며 근로자들을 회유, 대지급금 제도를 악용해 처벌을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지급금 제도는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를 위해 국가가 세금으로 조성한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일정 범위의 체납 임금을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제도이다.

검찰은 노동청과 경찰에서 임금 6000만원을 지급하지 않고 횡령한 사건을 송치받아 보완수사한 결과 이 같은 범행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구속 중 국가로부터 지원받은 대지급금 중 일부를 즉시 상환했다.

검찰 관계자는 “악의적인 임금체납 사범을 엄하게 다스릴 것”이라며 “임금체납으로 인해 생계 위협을 받는 근로자의 신속한 피해복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