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로 말라리아 무증상 환자 찾는다

질병관리청, 일반 검진에 말라리아 조기 진단 포함 추진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8일 오전 대구 남구 주택가에서 남구청·남구보건소 합동방역반 관계자들이 각종 감염병 매개체인 모기 등 해충 박멸하기 위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뉴스1

정부가 2030년 말라리아 퇴치를 목표로 적극적인 감시 사업을 벌여 증상이 없거나 미미한 환자 136명을 조기 진단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말라리아 위험지역 내 16개 시·군·구에서 말라리아 감염자를 적극적으로 감시·조기진단하는 사업 결과 이들 감염자를 확인해 적절히 치료했다고 8일 밝혔다. 말라리아 조기진단 사업은 일반적인 건강검진 시 수행되는 피검사·분석에서 말라리아 환자에게 나타나는 ‘이상적혈구(iBRIC)’가 검출되면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확인·진단하는 사업이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원충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이다. 발열과 오한, 빈혈,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난다. 말라리아원충이 적혈구에 침입해 증식하면서 이상적혈구가 발생한다. 대부분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같은 열대 지역에서 발생하지만 한국에서도 경기도 북부, 강원도 북부 등에서 나타난다.

말라리아 감염 모기에게 물린 뒤 수 주에서 수 개월 내 증상이 나타나지만, 초기에는 미열 정도로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 심지어 감기 증상과 비슷해 말라리아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서는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게 필수다.

현재 조기진단 사업은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속하는 16개 시·군·구에서 보건소 6곳, 민간 의료기관 22곳, 군 병원 12곳, 한국검체검사전문수탁기관 7곳 등 총 4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7월까지 약 380만 건에 대해 피검사를 한 결과 이상적혈구 674건이 검출됐고, 그중에서 136건(20.2%)이 말라리아 양성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은 병의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

질병청은 이러한 적극적인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말라리아의 지역사회 전파를 예방하고 퇴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말라리아 감염자의 피를 빨아 감염된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물며 말라리아를 퍼뜨릴 수 있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이 전파경로 역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질병청은 전날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하고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일부와 강원도 일대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야간 야외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모기에게 물린 뒤 원인 모를 오한, 두통, 구역, 발한 등 말라리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 받으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기존 치료제로 완치가 가능하다.

말라리아를 예방하려면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4∼10월 밤에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야간에 외출하려면 밝은 긴 소매 옷에 긴 바지를 입고, 몸에 모기 기피제를 뿌리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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