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탈탄소' 압박…반도체 재생에너지 사용 늘린다
TSMC, 日 신공장서 재생에너지만 쓰기로
삼성·SK 해외 100% 달성…국내 조달 사활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반도체 업계에 고객사들의 '탄소중립'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선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해외 국가들보다 불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압박 수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 키쿠요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TSMC는 재생에너지 사용 배경으로 탈탄소화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유로 들었지만, 현지에서는 고객사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가동하는 특성상 전력 비용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일본은 재생에너지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다.
TSMC는 앞서 지난해 'RE 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목표를 2050년에서 2040년으로 10년 앞당겼는데, 이 같은 결정에는 애플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글로벌 평균보다 이른 시기인 2030년까지 자사 제품 제조의 탈탄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공급망 협력사에도 강도 높은 탄소 저감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TSMC의 탄소 저감 노력은 고객사들의 요구로 한층 더 속도가 붙는 실정이다.
TSMC가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전체 전력 소비량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1.2%로, 전년(10%) 대비 확대됐다. TSMC는 올해 한 발 더 나아가 13% 수준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삼성·SK하이닉스도 재생에너지 조달에 사활
각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의 경우 반도체 사업장 에너지사용량의 24.3%가 재생에너지로 ▲2021년 20.9% ▲2022년 23.2% 대비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지난해 30%로 전년 29.6% 대비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 제조 수출기업의 16.9%가 제품을 납품할 때 고객사나 원청 기업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다. 이중 41.7%는 올해 또는 내년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라는 압박을 받을 정도다.
특히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은 공급 여건이 해외보다 불리하다는 우려를 낳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국외 반도체 공장은 이미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를 100% 달성한 상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열악한 재생에너지 조달 환경을 문제점으로 지목한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을 앞두고 평택과 청주, 용인 등에서 국내 반도체 공장 건설이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조달 문제가 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탄소중립은 이미 반도체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데, 재생에너지 전환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수출 경쟁력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무협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40년 한국 반도체 산업이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반도체 산업 수출액이 31%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체들도 재생에너지 조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DS부문 국내 사업장은 2023년 11월 SK E&S, 2024년 3월 삼성물산과 PPA(전력구매계약)를 체결해 2025년부터 총 6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 또 기흥사업장(1.5MW), 평택사업장(0.7MW) 등에 태양광 발전 설비 총 2.8MW를 설치하고 지열 냉난방 설비도 구축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2월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조달을 위해 SK에코플랜트와 100MW(설비용량 기준) 태양광 PPA를 체결하고, 에너지 절감 조직을 운영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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