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슬람협력기구서 ‘이스라엘에 보복 지지’ 호소
이란이 자국 수도에서 벌어진 하마스 수장 암살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보복할 권리를 지지해 달라고 이슬람 국가들에 호소했다.
알리 바게리 이란 외교장관 대행은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에 합법적이고 적절한 대응을 하기 위한 이란의 고유하고 정당한 권리를 이슬람 국가들이 지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게리 대행은 “이는 이란의 행동이 자국의 주권과 국가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 지역 전체의 안정과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스라엘 정권의 침략 행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이란은 합법적인 방어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보리의 대응에 따라 이란 역시 대응 수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OIC도 회의 결과를 담은 발표문에서 안보리의 책임을 강조했다. 히세인 브라힘 타하 OIC 사무총장은 “안보리가 책임을 지고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강제하라”고 촉구했다.
안보리는 국제법 위반 행위를 제재할 수 있으나, 주요 현안마다 상임이사국들이 진영별로 대립하며 사실상 기능이 마비됐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선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적극적으로 이스라엘을 비호하며 안보리의 제재를 막아 왔다. 미국은 두 차례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이를 무산시킨 바 있다.
이란의 요청으로 열린 이날 OIC 긴급회의에서 이슬람 국가들은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OIC 의장국인 감비아의 마마두 탕가라 외교장관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을 두고 “지역 전체 긴장을 고조시켜 광범위한 갈등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흉악한 행위”라고 말했다.
왈리드 알쿠라이지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차관은 하니야 암살로 이란의 주권이 노골적으로 침해당했다며 “사우디는 그 어떤 주권 침해나 내정 간섭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OIC에는 사우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연맹 회원국과 이란, 튀르키예, 파키스탄 등 57개국이 가입돼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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