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유재명 "지난번엔 김영삼 닮았다더니 이번엔 전두환 닮았다더라" [인터뷰M]

김경희 2024. 8. 8. 13: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26과 12.12 사이,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을 다룬 영화 '행복의 나라'에서 위험한 야욕을 품은 합수부장 '전상두'를 연기한 배우 유재명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유재명은 "먼 길을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찍고 나면 개봉하고 관객을 만나는 게 당연했는데 이번에는 일도 많았고 개봉이 쉽지 않더라.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다 가슴이 짠할 것"이라며 영화 개봉의 소감을 밝혔다.

언론시사회 당일 저녁 일반 관객들과 GV 시간을 가졌던 유재명은 "추첨을 통해 오신 관객들이라 그런지 영화에 호의적이었고 질문도 많이 해주셨다. 일반 관객의 반응을 아직은 모르겠고, 오늘 지인들이 오는 시사를 하는데 그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며 언시 이후 주변의 반응을 전했다.

요즘 OTT를 통해 공개 중인 '노 웨이 아웃'에서도 그렇고 이번에 개봉될 영화 '행복의 나라'에서도 악역이자 나쁜 놈을 연기한 유재명은 "계획해서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공개되는 건 아니고 우연찮게 이렇게 된 것. 내가 연기한 인물들이 악역이라는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행복의 나라'에서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빌런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시대상의 표상인 인물이라 악마라 하기에도 애매하고 뭔가 다른 표현이 있었으면 좋겠다. 저도 고민해 보겠지만 관객이나 기자들도 다른 표현을 생각해봐 주시면 좋겠다."라며 단순히 '악역'으로 분류되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유재명은 "민주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무너뜨리고, 개인의 인권이 최소한도 보장되지 않게 하는 인물이다. 제가 92학번인데 당시 대학가에서는 악마화시켜 표현하기도 했었다. 역사적으로는 제가 연기한 인물이 이보다 더한 악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이긴 하다."라고 설명하며 "그 시대의 틀림없는 권력의 실세이고 자신이 가진 비뚤어진 신념과 욕망을 행동으로 옮긴, 군사 반란을 일으킨 신군부집단의 수장이다. 자신의 무리를 이끄는 리더로서 표현하기보다는 재판을 정의롭지 못하게 조정하고 권력을 가지기 위해 술수를 쓰는 인물로 정인후와 박태주 사이에 잘 스며들려고 했다."며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포인트를 이야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유재명은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부터 흔쾌히 참여한 건 아니라고 했다. "처음에 정중하게 고사했던 이유는 이야기 중에 전상두라는 인물의 서사를 빌드업시키는 게 약해 보였다. 그리고 캐릭터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게 전두환으로 묘사되어 있는 게 부담이어서"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전상두'의 이미지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감청을 하며 땅콩을 까먹거나 허공을 응시하는 듯한 고개와 자세, 태도, 담배를 만지작 거리는 행동 같은 이미지가 계속 남아서 결국 이 작품을 다시 하겠다고 했다."며 캐릭터를 설명해 주는 긴 서사나 에피소드보다 짧지만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이 캐릭터를 받아들이게 되었음을 고백했다.

"전두환을 표현하려고 애쓴 건 아니다"라는 유재명은 "권력의 실세, 자신의 욕망을 모색하는 태도, 그런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 말하는 뉘앙스들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다. 모티브가 워낙 분명해서 최소한 그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분장팀, 감독님과 상의를 해 머리를 밀고 라인을 정리하며 헤어스타일을 완성하기는 했는데 실존 인물을 최대한 가깝게 그려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디테일하게 연기를 생각하면서부터는 많이 없어졌다."며 전두환이 아닌 '전상두'로 작품 속에서 어떻게 보여지려 노력했는지를 이야기했다.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의 초반에는 전두환의 영상을 찾아보거나 자료도 읽어보며 그 사람의 일화를 공부해봤다는 유재명은 "영상 자료 중 몇 개는 도움이 될 만한 게 있기는 했는데 촬영에 들어가면서 부터는 시원하게 공부를 포기했다. 오히려 작품 속 다른 배우의 연기나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역할에 집중이 되더라. 그리고 넓은 의미에서 완성된 영화를 상상해보는 게 더 도움이 되었다."며 연기에 도움이 된 건 함께 연기하고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들의 명 연기였음을 고백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유재명은 "영화를 보면서 궁금하던데 제가 전두환과 닮았나? 주변에서는 닮았다고 하더라. 제가 '킹메이커'때 김영삼을 연기했을 때도 김영삼과 닮았다고 하더니 이번에 전두환도 닮았다고 해서 의아했고 이상했다. 그만큼 인물에 잘 젖어들었다는 걸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라며 주변의 반응을 전하며 "근데 김영삼은 되게 닮았었죠?"라며 재차 확인하기도 해 웃음을 안겼다.

매 작품마다 전작을 잊게 만드는 유재명의 명 연기가 얼마나 실감 나고 몰입되게 연기를 했으면 관객들은 유재명이 어떤 인물을 연기하건 그 인물과 닮았다고 착각이 들게끔 만들어 낸 것이다.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행복의 나라'는 8월 14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

Copyright © MBC연예.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