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여름휴가 중 ‘PK 광폭행보’…이유는?

6일 깡통시장, 7일 박물관·문화마을 등 방문
尹과 별도 일정…대통령실 “지역 경제에 큰 활력”
대통령실, 8월 내 제2부속실 부활…활동 폭 커질까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부산 시장을 방문한 데 이어 7일 박물관, 문화 시설 등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일정 모두 윤 대통령이 대동하지 않은 '여사 단독 일정'이다. 대통령실이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이라고 설명한 가운데, 정치권에선 제2부속실 설치를 앞두고 김 여사의 정치 행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여사가 14일 대전 중구 태평전통시장을 방문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 찍고 박물관 찾고…김 여사 이틀 연속 일정 소화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날 부산 중구 근현대역사관을 방문했다. 부산 근현대역사관은 부산 발전의 변천사를 조명하는 역사박물관이다. 수행원을 대동한 김 여사는 1시간 가량 박물관에 머물며 전시를 관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김 여사는 6·25 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았던 흰여울문화마을과 감천문화마을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한 신진 작가가 운영하는 갤러리를 찾아 작품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 여사는 6일에도 부산 동구 초량동 '명란브랜드연구소'를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연구소 담당자를 만나 '내수 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부산 지역 대표 음식인 명란을 캐릭터 상품화해 인형, 양말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좋은 사례"라며 "이런 식으로 관광상품을 많이 개발하면 내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직원들과 명란 캐릭터를 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한 후, 곧바로 부산 중구 깡통시장을 찾았다. 대추, 마늘 등을 구입한 김 여사는 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에게는 전통시장 이용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가 2023년 1월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2부속실 설치 앞…김 여사 '공개 활동' 늘릴까

김 여사의 모든 일정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수행 인원을 최소화한 가운데 별도 사진 촬영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이 공개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여사 개인이 '방문 코스'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를 '내수 진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 여사가 많은 분이 부산을 찾아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는 뜻에서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안다"며 "제2의 수도인 부산의 미래를 응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여사의 향후 정치 활동이 더 활발해질 가능성도 언급된다. 김 여사의 메시지, 일정 등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이 이달 중 신설될 예정인데, 제2부속실의 '효과'와 '역할' 등을 강조하기 위해 김 여사의 공개 일정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렇게 되면 '특별감찰관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야권의 목소리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 등을 감찰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여사의 활동을 관리하는 제2부속실만 있었어도 지금과 같은 국민적 의혹이나 불신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다만 8년째 공석인 특별감찰관도 빨리 임명해야 한다. 그래야 제2부속실 설치의 진정성이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 잠행했던 김 여사가 다시금 정치 활동 폭을 넓히면서, 영부인의 행보를 둔 여야의 대치는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한 검찰의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은 앞서 두 차례 발의됐다 폐기된 일명 '채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하며 수사 대상에 김 여사를 올렸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여사가 활동을 재개하려면 최소한 대국민 공개 사과와 적극적인 의혹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역대 모든 영부인이 한 통상적인 활동조차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한 비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