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고양이 개인주의 아니다…친구 죽음에 밥도 못 넘겨

이병철 기자 2024. 8. 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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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자기만 아는 개인주의 성향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오클랜드대 연구진은 "고양이가다른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하면 밥을 먹지 않거나 울부짖는 소리를 내는 등 슬픔을 표시하는 것처럼 이상행동을 보인다"고 지난달 29일 국제 학술지 '응용 동물행동학'에 발표했다.

그 결과, 고양이들이 마치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듯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고양이에서 동료 죽음을 애도하는 행동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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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오클랜드대, 개·고양이 죽음 이후 행동 분석
수면시간·식사량 감소, 큰 소리로 울부짖기도
고양이가 함께 사는 다른 반려동물의 죽음에 슬픔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양이가 개인주의적이며, 반사회적이라는 선입견이 틀렸다는 증거다./픽사베이

고양이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자기만 아는 개인주의 성향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같이 사는 동물이 죽으면 극심한 슬픔에 밥도 제대로 못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마음 속으로는 동료들에게 유대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오클랜드대 연구진은 “고양이가다른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하면 밥을 먹지 않거나 울부짖는 소리를 내는 등 슬픔을 표시하는 것처럼 이상행동을 보인다”고 지난달 29일 국제 학술지 ‘응용 동물행동학’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함께 사는 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고양이 452마리의 행동을 분석했다. 이 중 3분의 2는 다른 고양이의 죽음을 경험했고, 나머지 고양이는 개가 죽는 상황을 맞았다. 연구진은 고양이 주인에게 다른 동물의 죽음 이후 고양이의 행동에 변화가 있었는지 물었다. 그 결과, 고양이들이 마치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듯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고양이 주인들은 고양이가 잠을 자지 못하거나, 식사를 거부하는 행동을 보였다고 답했다. 때로는 큰 소리로 울부짖거나 주인에게 더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고양이의 행동이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죽음을 애도하는 행동은 야생에서는 흔히 목격된다. 코끼리나 돌고래, 침팬지는 죽은 동료의 시신을 지켜주는 행동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양이와 함께 반려동물로 인기가 많은 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고양이에서 동료 죽음을 애도하는 행동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니커 본크 오클랜드대 교수는 “고양이가 개와 다르게 개인적이고 사교적이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라며 “우리가 그동안 고양이에 대해 오해해 왔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고양이가 다른 반려동물과 오래 시간, 가까이 지낼수록 슬픔을 더 크게 느끼는 경향성도 나타났다. 다만 다른 반려동물의 죽음을 목격했는지 여부, 함께 사는 반려동물의 수와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고양이가 죽은 반려동물과 지낸 기간은 슬픔의 강도와 연관이 깊었으며, 죽은 동물과 친했을수록 수면 시간이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연구가 실제 고양이의 행동을 분석하지 않고 주인 대상 설문을 통해 이뤄진 만큼 주관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크다. 고양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주인이 자신의 감정을 투사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주인이 느낀 감정도 함께 조사한 결과, 이들이 느낀 감정 변화가 클수록 고양이의 행동 변화도 크다고 답했다”며 “주인의 감정을 배제하고 고양이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016/j.applanim.2024.106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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