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2세 회사 부당 지원' 삼표 제재…과징금 116억 원·검찰 고발

유영규 기자 2024. 8. 8. 12: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총수 2세' 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레미콘 원자재를 시세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방식으로 부당 이익을 몰아준 삼표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삼표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 2천만 원을 부과하고 지원 주체인 삼표산업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오늘(8일) 밝혔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총수 2세' 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레미콘 원자재를 시세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방식으로 부당 이익을 몰아준 삼표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삼표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 2천만 원을 부과하고 지원 주체인 삼표산업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오늘(8일) 밝혔습니다.

삼표산업은 레미콘 제조업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기업집단 삼표의 핵심 계열회사입니다.

에스피네이처는 레미콘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인 '분체' 공급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의 사업자입니다.

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이 71.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표는 동일인 2세인 정대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에스피네이처를 삼표그룹의 모회사로 만들기 위해 부당 지원을 계획했습니다.

분체 판매를 에스피네이처의 '캐시카우'로 만들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키워 경영권 승계 기반으로 삼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삼표산업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에스피네이처에서 분체를 구매하면서 에스피네이처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양측은 연간 일정한 공급단가로 분체를 거래하되, 비계열사에 대한 평균 공급 단가와의 차이가 4% 이상 발생하는 경우 '4%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추후 정산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는 연간 공급 단가를 평균보다 매우 높은 수준에서 결정해 모든 분체 거래에서 단가 차이가 발생하도록 하고, 4%를 공제한 나머지 초과분만을 정산했습니다.

에스피네이처는 사실상 모든 거래에서 시세 대비 4%의 '공짜 이득'을 챙긴 셈입니다.

삼표산업은 건설경기 부진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분체 수요 감소에 따라 공급 과잉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에스피네이처와의 거래 조건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삼표 정도원 회장


이 같은 지원 행위를 통해 에스피네이처는 총 74억 9천600만 원 상당의 추가 이윤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도별로 나누면 에스피네이처의 연간 영업이익의 5.1∼9.6%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에스피네이처는 국내 분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습니다.

부당 지원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삼표 및 삼표산업의 유상 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늘리고, 정 부회장에게 311억 원가량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거래 행위가 경영권 승계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동일인 2세 소유 회사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부당 지원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제재 및 고발을 결정했습니다.

다만 고발 대상에서는 정도원 회장과 정대현 부회장 등을 제외했습니다.

유성욱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개인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하기 위해서는 고의를 가지고 범행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건에서는 특정 개인에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국장은 "이번 제재는 부당 지원 관련 정상가격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경제 분석을 활용한 최초의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부당 지원 행위 등 불공정 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삼표산업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