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표산업 그룹에 과징금 116억 '철퇴'

오너 2세 정대현씨 운영 '에스피네이처' 재료 고가 구입해 지원한 혐의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레미콘 제조업체 삼표산업이 삼표그룹 오너가 2세가 운영하는 에스피네이처에게 오랜 기간 레미콘 제조 재료를 고가로 구입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에 각각 67억4700만원, 48억7300만원 등 총 116억2000만원(잠정)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고 지원 주체인 삼표산업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삼표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표산업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2세인 정대현씨가 운영하는 회사인 에스피네이처로부터 합리적인 이유없이 장기간 고가로 레미콘 제조에 필요한 분체를 구입했다. 분체는 레미콘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일반 시멘트의 대체재로 사용되는 물질로 슬래그파우더(Slag Power, SP)와 플라이애쉬(Fly Ash, FA)가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삼표산업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4년간 국내 분체시장 거래물량의 7~11%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의 물량을 사실상 에스피네이처로부터만 전량 구입했다"며 "에스피네이처가 비계열사에 판매할 때보다 오히려 높은 단가에 분체를 구입했다"고 지적했다. 삼표산업은 2020년 1월부터 비계열사 평균 공급 단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공정위는 또 "에스피네이처는 삼표산업과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정상적인 공급 단가로 거래했을 경우에 비해 74억9600만원의 추가 이윤을 얻었다"며 "에스피네이처는 국내 분체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등 사업 기반을 인위적으로 유지·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서 공정위는 부당 지원이 없는 경우 형성될 정상 가격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최초로 경제 분석을 활용했다.

공정위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거래연구센터와 협업해 정상가격과 부당지원금액을 산정했다"며 "민생과 밀접한 건설 원자재 분야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내 분체시장에서 장기간에 걸쳐 은밀하게 이뤄진 부당지원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고 평가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