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엄마가 들던 가방인데"… 젠지세대가 열광하는 이 브랜드

김인영 기자 2024. 8. 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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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편집자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20대 초반 여성들 사이에서 과거 유행했던 코치, 롱샴, 토리버치 등의 브랜드 가방이 재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내 롱샵 매장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예전에 엄마가 쓰던 가방이었는데 저도 갖고 싶어서 보러 왔어요."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에서 만난 A씨는 코치 매장 방문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젠지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 여성 사이에선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브랜드의 가방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 가수 이영지 등 젠지세대를 대표하는 연예인과 셀럽들이 방송·인스타그램 등에서 롱샴, 코치, 토리버치 등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브랜드 가방을 착용한 모습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거 '엄마 가방'으로 인식되던 2000년대 초반 브랜드가 젠지세대 내 열풍을 일으키면서 '유행은 돌고 돈다'라는 말을 입증하고 있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유행이 지난 이미지로 인식되던 브랜드에 젠지세대가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옛날 엄마 가방'… 이제 보니까 내 스타일?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롱샴 백팩을 착용한 뒤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롱샴 매장에서 본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르 플리아쥬' 가방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롱샴, 코치, 토리버치는 '엄마가 들던 가방'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지금 패션 스타일을 대변한다기보다 과거 유행했던 아이템으로 인식됐다. 그런데 이러한 분위기가 깨지고 있다. 해당 브랜드들은 최근 실용도 높은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 연예인·셀럽 마케팅 등을 앞세워 20대 초반 여성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롱샴 대표 라인인 '르 플리아쥬' 가방은 요즘 20대 초반 여성들에게 '잇 아이템'으로 인식된다.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해당 라인 백팩을 멘 모습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 비치면서 많은 20대 초반 여성이 해당 브랜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롱샴 르 플리아쥬 미니백을 구매한 B씨는 가방 구매 사유에 대해 "얼마 전 제니가 롱샴 백팩을 들고나온 걸 봤다"며 "해당 방송을 본 뒤 브랜드를 검색해보다가 실용적이고 브랜드치곤 가격도 나쁘지 않아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에는 엄마가 롱샴 르 플리아쥬 라지 사이즈 가방을 자주 하고 다니셔서 해당 브랜드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다"며 "그런데 최근 유행하는 걸 보니 옛날과는 느낌이 다르더라"라고 전했다.

롱샴뿐만이 아니다. '엄마 가방'으로 뜬 코치도 최근 앰버서더로 젠지세대 대표 연예인 이영지를 영입하고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롱샴·코치 등의 브랜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셀럽들의 가방 구매 후기, 가방 꾸미기 등의 게시물과 영상이 올라오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시 돌아온 유행… 과거 이미지 탈피에 나선 브랜드들


코치, 롱샴, 토리버치 등 2000년대 초반 유행을 선도했던 브랜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객 연령층도 높아졌다. 그러나 젠지세대 사이에서 해당 브랜드가 유행하자 이들 기업은 다시 돌아온 기회를 잡기 위해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미국 내 젠지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코치는 친환경 소비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코치는 지난해 업사이클 라인 '코치토피아'를 출시하고 지난 2021년부터 가지고 있던 코치 가방을 교환이나 수리, 업사이클링해주는 서비스를 미국에서 시행 중이다.

빈티지한 매력에 자신만의 스타일로 커스텀이 가능해지면서 미국 젠지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코치의 열풍은 국내까지 이어졌다.

롱샴은 20대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사진은 최근 출시된 롱샴 미니 파우치백의 모습. /사진=롱샴 홈페이지
롱샴의 경우 아예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잡고 신제품 출시 계획을 세웠다. 롱샴 관계자는 "롱샴 아이코닉 가방 중 하나인 '로조 컬렉션' 출시 30주년을 맞아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쉐입과 컬러가 출시됐다"고 밝혔다.

특히 2024년도 패션 시즌에 주목받았던 미니 파우치백도 20대 초반 여성 고객층을 사로잡고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위해 동일 형태의 레더백으로 출시했다. 또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탈착식 스트랩도 추가했다.

그 결과 롱샴의 올해 20~30대 고객 매출이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이 관계자는 "지난 3월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 가방을 구매한 고객의 63%가 20~30대 고객이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패션 브랜드 재유행… 앞으로 지속될까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롱샴, 코치 등 브랜드의 재유행이 장기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처럼 코치·롱샴 등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 같은 재유행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과연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브랜드의 인기는 재현될 수 있을까.

김해정 성신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는 롱샴·코치 브랜드의 재유행에 대해 "롱샴이나 코치의 경우 디자인 측면에서는 유행할 만한 스타일은 아니다"며 "하지만 이 브랜드들은 베이직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 대중성, 셀럽 마케팅 영향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브랜드의 재유행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해당 기업이 어떻게 하는지에 달렸다"며 "트렌드에 초점을 두고 변화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장기화된다는 건 이미 유행이 아니라고 보여지기 때문에 유행보다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인영 기자 young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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