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에 담긴 ‘자유·평등’ 혁명 메시지[2024 파리올림픽]

2024. 8. 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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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 피날레의 배경이 된 에펠탑이 서 있는 상드마르스는 프랑스 대혁명의 장소이다.

2012 런던올림픽처럼 익숙한 문화코드로 안전하게 갈 수도 있었을 텐데 프랑스가 논란을 자초하면서까지 보내려는 메시지는 자유와 평등을 위한 혁명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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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루젤 개선문 뒤로 열기구 성화가 보인다.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 피날레의 배경이 된 에펠탑이 서 있는 상드마르스는 프랑스 대혁명의 장소이다. 상드마르스 건너편 관중석에 앉아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이 기계 말을 타고 나르듯 달려 들어오는 철갑기사를 보니 새로운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를 듣는 듯했다.

전쟁의 신 마르스의 벌판이라는 뜻의 상드마르스는 프랑스 대혁명 1주년을 맞아 국왕과 민중이 권력을 공유하는 새로운 계약을 맺은 장소이다. 국왕과 민중이 함께 조국과 헌법에 충성을 맹세하고 동맹을 맺은 혁명의 장이었고, 민중이 권력의 중심으로 서는 인류 역사의 전환을 이룬 곳이다. 1790년 상드마르스의 동맹 축제는 귀족, 부르주아, 노동자, 농민이 함께 모여 신분과 계급을 초월한 연대를 형성했다, 계급연대는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1789년 계급투쟁의 대혁명보다 더 혁명적인 사고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

파리는 혁명의 유전자를 올림픽에 녹여 넣었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개최도시의 강과 다리, 강둑과 루브르궁, 노트르담 등 전 도시가 공연장이 되고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객이 공연의 한 부분이 되는 전대미문의 과감한 시도였다. 그뿐인가? 공연은 물론 성화 전송에도 프랑스 출신이 아닌 세계적 가수와 스포츠 스타들이 등장했다. 선수촌과 올림픽 라운지의 메뉴는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 고기 요리를 희생시켰다. 미식의 나라 프랑스의 식단혁명이다.

개회식 공연이야말로 파격을 넘어 혁명적이었다. 센강을 따라 펼쳐진 공연에선 민중의 봉기 장면과 머리 잘린 마리 앙투아네트의 처참한 모습으로 구체제(ancien regime)의 몰락을 처연하면서도 아름다운 서사로 담아냈다. 특히 정신을 아찔하게 만든 최후의 만찬 퍼포먼스 등은 2024년 인류 역사의 한 시점에 서 있는 우리는 어떠한 혁명적인 전환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렬한 화두를 던졌다.

2012 런던올림픽처럼 익숙한 문화코드로 안전하게 갈 수도 있었을 텐데 프랑스가 논란을 자초하면서까지 보내려는 메시지는 자유와 평등을 위한 혁명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인종·성별 등으로 누구도 차별받지 말아야 하며, 이를 위해 배타적인 문화코드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사랑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삶을 살아가는 것을 상상해 보아요”라는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이 센강 물결 위로 전 세계로 퍼진 것이나 셀린 디옹의 ‘사랑의 찬가’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적신 것만으로도 파리올림픽의 혁명적 시도는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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